대남 선전매체 통해 비난
노동신문 등 대내 매체선 '침묵'
[ 이미아 기자 ]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가 29일 미국 전략폭격기 ‘B-1B 랜서’ 편대의 지난 23일 밤 북한 동쪽 공해 상공 비행을 거론하며 “위험천만한 망동”이라고 비난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천만군민의 보복 의지를 치솟게 하는 도발 망동’이란 제목의 개인 필명 논평에서 “미국이 단독으로 전략폭격기 B-1B 편대를 조선 동해 공해 상공에 출격시킨 것은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최극단으로 몰아가려는 위험천만한 망동이며 추호도 묵과할 수 없는 반공화국 도발”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올해에만 미국이 B-1B 전략폭격기를 19차례나 조선반도 상공에 출격시켰지만 모두 괴뢰들과의 합동군사훈련 형식으로 진행됐다”며 “그러나 이번에 미국은 괴뢰들과 아무런 사전 협의도 없이 단독으로 비행훈련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이) 모든 작전 과정을 실전과 같이 하고 공중급유기까지 동원함으로써 우리를 강하게 압박해보려고 획책했다”고 덧붙였다.
우리민족끼리는 “미국의 호전적 객기는 오히려 산악같이 일떠선(일어선) 우리 천만군민의 보복 열기만을 더욱더 무섭게 분출시키고 있다”며 “우리 군대는 우리의 영공을 침범하려는 미국의 공중비적들을 단호히 격추시킬 의지에 넘쳐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매체가 23일 밤 동해 북방한계선(NLL) 북쪽 공해상에서 진행된 B-1B 전략폭격기 무력시위를 직접 거론하며 비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등 대내 매체에선 B-1B 출격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내부에서 이와 관련해 침묵을 지키는 건 B-1B 출격 당시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한 것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26일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서 “북한이 B-1B 편대 비행에 아무 대응을 하지 못했으며 이후 비행기 이동 배치 등 후속 조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