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개인적 일탈 행위" 비판
친박 17명 "영장 추가발부는 편법"
[ 유승호 기자 ]
바른정당 내부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이 당내 의견 수렴 없이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보수 우파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키로 하면서다.
바른정당 자강파 의원들은 2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전체회의에서 통추위 구성을 주도한 통합파 의원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보수 통합은 당 최고위원회와 사전 협의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영우 김용태 이종구 황영철 의원 등 바른정당 3선 4명이 전날 이철우 의원 등 한국당 3선 8명과 만나 통추위 구성에 공감대를 이룬 데 대해 당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추진하는 일은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진수희 최고위원은 “당원 다수가 유승민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원했지만 (통합파가 반대해) 11월 전당대회를 열어 새 대표를 뽑기로 했다”며 “(당내 합의를 뒤집고) 한국당과 합당을 추진하는 것은 어떤 아름다운 언어로 포장해도 꼼수”라고 비판했다. 진 최고위원은 “한국당으로 귀순하고 싶으면 보수 대통합이라고 하지 말고 개별적으로 가라”고 했다. 유승민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통추위 구성은) 개인적 일탈 행위”라고 일축했다.
바른정당 독자적으로는 내년 6월 지방선거 전망이 밝지 않다는 분위기가 강해 한국당과 통합하거나 탈당하려는 움직임은 계속될 전망이다. 통추위를 주도한 김영우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보수는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기에 앞서 우리의 정치 행태를 반성하고 서로 뭉쳐야 한다”며 보수 통합을 촉구했다.
보수 통합 논의는 한국당에서도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바른정당 의원들이 복귀할 경우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 간 해묵은 대립이 재연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국당 친박계 의원 17명은 이날 국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 청구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건재를 과시했다.
정갑윤 한국당 의원은 “검찰이 구속기한 만료를 앞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추가 발부를 재판부에 요청한 것은 전례 없는 명백한 편법”이라며 “불구속 수사로 신체의 자유를 허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과거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처음부터 묵비권을 행사하는데도 불구속 상태로 수사와 재판을 받았다”며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해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