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 가장 도전적인 현대음악 앙상블인 미국의 크로노스 콰르텟(Kronos Quartet)이 오는 11월 내한한다.
이번 내한은 美 항공우주국(NASA)과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멀티미디어 프로젝트 <썬 링스(Sun Rings)> 공연 이후 10년만이다.
이번 내한에는 2013년 크로노스의 첼리스트로 새롭게 합류한 한국인 첼리스트 양정인(Sunny Yang)이 함께 한다.
크로노스 콰르텟은 현악4중주단이지만, 보통의 현악4중주단과는 달리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드보르작 등 소위 정통 레퍼토리는 연주하지 않는다.
이들은 ‘시대정신을 담은 음악을 하겠다’는 창단이념대로 지금 이 시대 살아 숨쉬는 음악을 유일한 자양분 삼아 음악계에 혁신의 족적을 남기고 있다. 스티브 라이히, 필립 글래스, 테리 라일리 등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의 절대적인 신뢰 속에 지금까지 무려 900곡에 가까운 음악이 크로노스를 통해 세상의 빛을 보았으며, 이 중에는 록, 재즈, 팝, 심지어 우주의 소리까지 소재가 되어 현악4중주의 경계를 끊임없이 허물었다. 지치지 않는 도전과 혁신의 대명사인 크로노스 콰르텟은 현대음악 앙상블로는 유일하게 그라모폰지가 2006년 선정한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현악4중주단’에 이름을 올렸고, 2011년 음악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스웨덴의 ‘폴라 음악상’을 수상하는 등 그 업적을 널리 인정받았다.
‘검은 천사들’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번 내한공연에서 크로노스 콰르텟은 자신들의 아이콘과도 같은 조지 크럼(George Crumb, 1929~)의 “검은 천사들”과 함께, 자신들이 초연하고 1989년 그래미상을 수상한 스티브 라이히(Steve Reich, 1936~)의 대표작 “다른 기차들(Different Trains)”을 선보인다.
록 그룹 ‘The Who’의 ‘바바 오라일리’를 비롯하여 인도의 거장 및 로리 앤더슨과 같은 전위예술가의 음악을 편곡한 다채롭고 다이나믹한 음악이 가세하는 이번 공연은 혁신으로 점철된 크로노스 콰르텟의 44년을 확인할 수 있는 보기 드문 기회가 될 것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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