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 카페
스타벅스의 디지털 혁신
2009년 스타벅스 앱 출시
2014년 모바일 주문 추가
작년 업계 첫 매출 1조 돌파
스타벅스의 성공 요인
디지털 기술로 사업모델 창조
새로운 산업의 방향 정립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CEO 이해도·실행력 중요
[ 전창록 기자 ]
최근 주변에서 스타벅스 매장이 눈에 부쩍 띈다는 얘기를 듣는다. 청계천 광장에서 네이버 지도로 스타벅스 매장 위치를 검색해보면 한 화면에 10개가 넘는 매장을 알려줄 정도다. 혹자는 이걸 동종 프랜차이즈 점포를 500m 안에 둘 수 없는 가맹사업법 적용을 안 받다 보니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지난해 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만 매출 5935억원을 기록하고 점포 수도 1050개로 늘어날 정도로 고객이 몰리는 스타벅스의 경쟁력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본다. 무엇이 스타벅스의 경쟁력일까.
스타벅스는 2000년 창업자인 하워드 슐츠 회장이 떠나고 정체성이 흔들리며 2008년 금융위기와 더불어 매출이 급감했다. 사상 처음으로 적자를 경험하기도 했다. 그때 슐츠 회장은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로 다시 돌아오면서 ‘잃어버린 고객 경험을 되찾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했다. 동시에 그는 그 사이 고객의 소통 방식이 디지털로 바뀐 것을 지적하면서 “디지털 혁신을 통해 고객 경험을 되찾아주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일련의 디지털 혁신을 시도했다. 2009년 스타벅스 앱(응용프로그램)을 출시하고 2011년 고객 충성도를 높일 ‘로열티’ 프로그램을 첨가했으며 2012년 모바일 결제를 가능하게 했다. 2014년 스타벅스 앱에 한국에서 시작된 사이렌 오더(모바일 선주문·결제 시스템)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능을 더함으로써 현재의 ‘마이스타벅스앱’을 완성했다. 그동안 스타벅스 경험에서 고객을 불편하게 한 기다림, 종이 적립 카드의 불편함, 나만의 커피 만들기의 어려움, 누적에 따른 보상 등을 매끈하게 해결한 것이다. 그 결과 슐츠 회장 복귀 이후 연평균 10% 이상 매출이 성장하고 올 상반기 매출의 3분의 1이 이 앱을 통해 발생했다. 1600만 명이 가입한 미국에서만 이 앱에 적립된 고객 충전금이 약 12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새로운 수익모델을 구축한 것이다.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해 IBM은 “기업이 디지털과 물리적인 요소들을 통합해 사업모델을 변화시키고 산업에 새로운 방향을 정립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글로벌 컨설팅사 AT커니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의 사업모델 접근을 ‘산업의 재창조’ ‘제품 또는 서비스의 대체’ ‘새로운 디지털 사업의 창출’ ‘가치전달 모델의 재구성’ ‘가치 제안의 재정의’ 등 다섯 가지 형태로 구분했다. 스타벅스는 이 모델 중 가치전달 모델의 재구성이라는 분석이다. 기존 제약적인 영업, 상품 판매, 서비스 제공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가치사슬을 단축하거나 직접 제공하는 방식으로 전환함으로써 기업이 가치사슬에 접근하는 방식이 변했다는 것이다.
지금껏 만나본 기업의 CEO 중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의 중요성을 부정한 CEO는 없었다. 그러나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단편적인 기술이 아니고 본질을 이해하는 경영자는 적었다. 특히 정보기술(IT) 기업이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아닌 전통 기업에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유행이 아니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새로운 사업모델 창출을 위한 혁신 방법으로 이해하는 CEO는 보기 어려웠다.
그런 관점에서 전통 기업들은 스타벅스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사례를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슐츠 회장은 지난 3월 또 물러났다. 그는 후임자로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 오랫동안 마이크로소프트 임원을 지낸 캐빈 존슨을 임명했다. 그는 2016년 매출 213억달러인 스타벅스를 2021년 350억달러로 키워야 한다. 포레스터리서치는 “2020년까지 모든 기업은 ‘디지털 약탈자’ 또는 ‘디지털 희생양’ 중 하나의 운명을 맞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스타벅스가 지속적으로 디지털 약탈자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전창록 <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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