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일간 7000억 '팔자'
채권시장 이틀간 3조 순매도
외국인 채권보유 100조 아래로
환율 1140원…금리 연중 최고치
북·미 군사적 긴장감 커지자 장기 연휴 앞두고 위험 회피 나서
10월 삼성전자 실적 발표 전까지 외국인 매도 이어질 가능성
[ 은정진/하헌형 기자 ] 외국인투자자가 국내 주식과 채권을 연일 내다 팔고 있다. 미국의 ‘통화 긴축’ 움직임이 본격화한 가운데 미국과 북한 간 군사적 긴장감이 갈수록 고조되면서 외국인의 투자 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는 30일 시작되는 10일간의 추석 연휴를 앞두고 리스크(위험) 회피 차원에서 한국 투자 비중을 선제적으로 줄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스피지수 7거래일 연속 하락
코스피지수는 27일 1.75포인트(0.07%) 떨어진 2372.57에 마감했다. 지난 19일 이후 7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2800여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외국인은 지난 25일 이후 3거래일간 7000억원어치에 가까운 매물을 쏟아냈다.
서상영 키움증권 책임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고점에 다다른 시기에 북한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외국인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 들어 주가가 많이 오른 정보기술(IT)주를 중심으로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물이 좀 더 나오면서 다음달까진 조정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외국인이 최근 3일간 가장 많이 판 주식은 삼성전자(누적 순매도 1825억원)다. SK하이닉스(1205억원)와 롯데쇼핑(415억원), 네이버(392억원), LG디스플레이(354억원), SK텔레콤(332억원) 등 대형주가 뒤를 이었다.
전경대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주식액티브팀장은 “최근 북한과 미국 간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외국인들이 추석 연휴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며 “연휴가 끝나고 주식시장이 다시 열리기 전까진 마땅한 대응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일단 주식을 팔아 놓고 보자’는 외국인도 많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는 적어도 다음달 중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 연구원은 “다음달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일을 전후해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중앙은행(Fed)도 본격적인 보유자산 축소에 들어가는 만큼 외국인의 투자 심리가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다음달 13일 발표될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 외국인의 IT주 매도세가 다소 누그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리·환율 상승세
외국인은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원화 채권을 대량 순매도했다. 이틀간 순매도액만 2조9000억원이 넘는다. 외국인의 원화 채권 보유액은 이날 약 99조원으로 지난 4월 이후 5개월 만에 10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북한 리스크가 장기화하면서 일부 해외 연기금과 자산운용사가 한국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을 재평가하는 작업에 들어갔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전날 2조983억원어치 원화 채권을 순매도한 주체가 프랭클린템플턴과 노르웨이 국부 펀드(GPFG), 칠레 중앙은행 등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GPFG는 지난 5일 낮은 수익률 등을 이유로 한국 등 신흥국 채권의 보유 비중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약 7조원어치 원화 채권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GPFG가 추가 매물을 쏟아내면 국내 채권금리의 상승(채권가격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국고채 가운데서도 만기가 5년 이하로 비교적 짧은 채권금리의 상승 폭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3년 만기 국고채와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각각 0.055%포인트, 0.067%포인트 오른 연 1.887%와 2.087%에 마감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10년 만기 국고채도 연 2.360%로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채권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원90전 오른 1140원70전에 마감했다. 지난달 18일(1141원30전) 이후 한 달여 만의 최고치다. 국가부도 위험을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높을수록 부도 위험이 크다는 의미)도 0.74%포인트(74bp)를 넘어서며 지난해 2월 이후 1년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은정진/하헌형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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