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차기 이사장 지원자 명단을 공개했다. 일찍이 내정설이 불거졌던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의 대항마가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베일에 싸인 비공개 후보자들을 가려내기 위한 시장의 눈치싸움이 치열해졌다. '반쪽 짜리' 후보자 공개에 거래소 안팎의 비판도 일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 따르면 차기 이사장 공개 모집에 총 14명이 지원했다. 7명은 지원현황 공개에 동의했고, 나머지 7명은 동의하지 않았다.
지원현황 공개에 동의한 지원자는 △김광수 전 FIU 원장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류근성 전 애플투자증권 대표 △신용순 전 크레디트스위스은행 감사 △유흥열 전 한국거래소 노조위원장 △이동기 현 한국거래소 노조위원장 △최홍식 전 코스닥시장본부장이다.
후보자들의 공식 명단이 외부에 처음 공개됐지만 여전히 김광수 전 FIU 원장이 가장 유력한 인물로 꼽힌다. 김광수 전 원장은 1차 이사장 공모 때부터 내정설이 돌았다.
김 전 원장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주요 인맥으로 알려져있다. 광주일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 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 등을 지낸 '금융통'이다.
신원을 공개하지 않은 나머지 7명의 지원자들 중에 유력 후보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거래소 내부 인사로는 김재준 현 코스닥시장위원장이 손꼽힌다. 김재준 위원장은 충남고, 충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거래소 공채 출신으로 경영지원본부, 파생상품시장본부, 시장감시부, 코스닥본부 등을 두루 거쳤다. 내부에 정통한 인사로 평가 받고 있다.
김성진 전 조달청장도 유력 인사에 이름을 올렸다. 김성진 전 청장은 전주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19회로 공직에 발을 들여 재정경제부 국제금융심의관, 경제협력국장, 국제업무정책관을 거쳐 제25대 조달청장을 지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캠프에도 몸담았다.
반쪽 짜리 후보자 공개에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지만 거래소는 입을 닫고 있다.
거래소 측은 "내부 방침에 따라 후보자의 동의 없이는 지원 현황을 공개하지 않는다"며 "비공개 후보자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인물들의 실제 지원 여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이사장 선임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인다는 취지로 이사장 후보를 추가 공모했다. 이사장 후보자 모집을 끝낸 후 다시 후보자를 공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놓고 미처 후보에 등록하지 못한 정치권 유력 인사를 이사장으로 앉히기 위한 방편이라는 소문부터 유력 후보를 위해 면피용으로 후보자를 늘리는 것은 아니냐는 비난까지 뒷말이 무성했다.
추가 등록 후보들에게도 이목이 집중됐다. 하지만 거래소가 후보자 등록 시기를 비밀로 부친 채 지원자 절반의 신원만 공개하면서 다시금 논란이 재점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투명성과 신뢰도를 잡겠다는 취지로 추가 공모를 했다면 일부가 아닌 모든 지원자를 공개했어야 한다"며 "내외부에서 흘러 나오는 비판을 의식했다면서도 후보자의 등록 시기를 공개하지 않는 것 또한 이해되지 않는 처사"라고 쓴소리 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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