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형 4차 산업혁명 현장] 혈당·빈혈 동시 측정기 양산… 바이오진단 '글로벌 강자' 로 성장

입력 2017-09-26 21:15
김현기 더바이오 대표


[ 오경묵 기자 ] 경북테크노파크에 입주한 바이오벤처 기업 더바이오(대표 김현기)가 나노바이오 기술로 바이오진단 분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더바이오는 2014년 중소기업청 과제로 2년간 7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아 기술 개발에 성공한 혈당 및 빈혈 동시 측정기를 본격 양산한다고 26일 발표했다.

김현기 대표는 보령제약 연구소에서 진단키트 개발업무를 담당한 경험을 살려 2008년 창업했다. 회사 설립 초기 포스텍과 폐암진단 기술을 개발하다 한 번의 실패를 겪었다. 그는 DNA에 기반한 유전자 진단 시장은 바로 뛰어들기 어렵다고 판단해 시장성이 높은 체외진단기 시장에 진출했다.

혈당측정기와 검사지 등 첫 제품을 시장에 내놓은 김 대표는 제품 차별화를 위한 연구를 시작해 혈당과 빈혈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바이오센서를 국내 처음으로 개발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혈당계와 검사지를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수출하는 데 주력해 왔지만 혈당과 빈혈을 동시에 검사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한 뒤 매출이 본격적으로 상승 중이다. 올해 매출예상액은 35억원.

김 대표는 바이오마커로 동물의 암 유무를 진단하는 키트도 KAIST와 함께 개발하고 있다.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으면서 유망산업으로 떠오른 반려동물 시장을 타깃으로 한 연구와 기술개발이다.

이 회사는 적혈구량이 적은 노인이나 임산부를 위한 차별화된 제품도 개발 중이다. 기존 진단기기의 혈당치 측정에 오차가 많아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이 지난해부터 강화된 기준을 내놓았다. 김 대표는 FDA 새 기준을 충족하는 신제품을 KAIST와 공동 개발 중이다.

김 대표는 “FDA 기준을 충족하는 신제품 개발이 완료되면 회사 매출이 1000억원대로 뛰어오를 것”이라며 “미국 거래 업체에서도 1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당뇨, 빈혈에 이어 혈전 환자를 위한 혈액응고 정도를 측정하는 측정기도 개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동맥경화로 항응고제를 투여하는 환자는 혈액응고 정도를 당뇨처럼 매일 측정해야 하지만 아직 국내에는 자가측정기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다”며 “세계시장 규모가 큰 만큼 이 분야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혈액응고제가 지나치면 뇌출혈을 일으키기 쉽고, 부족하면 동맥경화를 일으키기 때문에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바이오는 나노기술을 활용하는 대표적인 바이오 기업이다. 혈당이나 빈혈을 측정하기 위한 효소 반응이 분자 수준에서 이뤄지고 항원 항체반응을 전자 신호로 나오게 하는 것이 나노 수준에서 이뤄진다. 김 대표는 “항원항체가 잘 섞이게 하기 위해 단백질 구조를 작은 나노 단위에서 관찰하고 항원항체가 결합할 수 있는 3차원 구조를 디자인해 잘 반응하게 하는 것이 핵심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과 당을 검출하는 목적 물질인 바이오마커도 크기가 10㎚ 정도”라며 “이런 크기의 물질을 서너 번 반응시켜 최종적으로 얻는 바이오 칩 위의 박막 크기도 100㎚ 이하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경북지역에는 구미에 전자통신 센서기술을 바탕으로 첨단 디지털기기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업체가 많다”며 “우리 같은 바이오 기업과 디지털기기 기업, 나노융합기술원이 협력하면 해외 업체가 잠식하고 있는 바이오진단 기기의 국산화로 수입대체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산=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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