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누가 품을까… 응구기·하루키·애트우드 '삼파전'

입력 2017-09-25 18:54
이르면 10월 5일 발표…세계 문학계 초관심

케냐 소설가 응구기 가장 유력
일본 하루키 올해도 상위권에
고은 시인은 10위권에 랭크


[ 심성미 기자 ]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의 영광은 누구에게 돌아갈까.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가 다음달 5일 또는 12일로 다가오면서 세계 문학계가 웅성거리고 있다. 지난해 소설가, 시인, 평론가가 아니라 미국 가수 밥 딜런이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올해 수상자 선정에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노벨상 수상자와 관련해 높은 적중률을 보여온 영국 도박사이트 래드브록스는 케냐 소설가 응구기 와 티옹오,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인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 캐나다 소설가 마거릿 애트우드를 문학상 후보자로 먼저 꼽는다. 출판사들은 수상 가능성이 높은 작가의 신작 출간을 준비하거나 이미 출간된 책 표지 디자인을 새롭게 단장하는 등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반체제 문학 대부 응구기 1위

래드브록스에서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로 꼽힌 사람은 배당률 4 대 1인 케냐의 소설가 응구기 와 티옹오다. 4 대 1의 배당률은 선정되면 4배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식민지 시대를 배경으로 한 반체제적 문학에 집중한 그는 1977년 신식민주의 문제를 파헤친 작품 《피의 꽃잎들》을 발표한 뒤 독재정권에 의해 투옥됐다. 1982년 미국으로 망명해 교수와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에도 《한 톨의 밀알》(은행나무) 《피의 꽃잎들》(민음사) 등 대표작들이 번역돼 있다. 노벨문학상이 대륙별, 장르별로 안배해 주어지는 경향이 있는 점이 응구기의 수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03년 이후 아프리카에서 수상자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2위는 무라카미 하루키다. 그는 개인주의와 허무주의를 내세우며 그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만들어냈다. 아시아 작가로는 드물게 유럽권을 포함한 50여 개국에서 책이 번역되며 인기몰이를 했다. 그는 ‘노벨문학상 이전에 받는 상’으로 알려진 체코의 프란츠카프카상을 2006년 받으면서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에 단골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작품에서 개인과 내면에 집중해온 그가 지난 7월 출간된 《기사단장 죽이기》(문학동네)에서는 중국 난징 대학살이라는 사건을 다룬 것은 노벨상 수상을 위한 포석이란 분석도 있다.

3위에 오른 애트우드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후보 대열에 오르지 못한 작가다. 같은 국적인 캐나다 작가 앨리슨 먼로가 2013년 노벨문학상을 탔기 때문. 그러나 그의 대표작 《시녀이야기》(민음사)에서 ‘트럼프 시대’를 예견한 것이 현실과 정확히 맞아떨어지면서 올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박여영 민음사 해외문학팀 부장은 “《시녀이야기》는 기독교 근본주의자가 지배하는 세상을 그리고 있는 소설”이라며 “트럼프 지지자들이 여성이나 소수자를 핍박하는 상황과 맞아떨어지면서 다시 인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국내 대표 작가인 고은 시인은 배당률 16 대 1로 후보순위 10위에 올랐다.

◆분주한 국내 출판계

‘노벨상 특수’를 앞두고 출판사도 분주하다. 노벨문학상 단골 후보 작가의 작품을 많이 출간해온 민음사는 다음달 애트우드의 작품 중 맨부커상 수상 작품인 《눈먼 암살자》와 넷플릭스에서 드라마화가 예정된 《그레이스》의 표지를 다시 디자인해 다음달께 내놓을 예정이다.

문학동네 역시 올해도 수상 후보 작가의 작품 출간을 서두르고 있다. 래드브록스에서 11위를 차지한 노르웨이 작가 욘 올라프 포세의 《아침 그리고 저녁》, 12위에 올라온 알바니아 작가 이스마일 카다레의 어머니와의 갈등을 담은 자전적 작품 《인형》 등이다. 16위인 필립 로스의 《미국을 노린 음모》도 다음달 출간할 계획이다.

이현정 문학동네 해외문학1팀 부장은 “기존에 출간된 책은 재고를 확보해 놓고 판권은 확보했지만 아직 출간되지 않은 작가들은 노벨상 발표를 앞두고 출간 준비를 서두른다”며 “평소 해외 문학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동시대 중요한 작가의 주요 작품 판권을 평소에 많이 보유하고 준비하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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