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 기자코너] 디지털로 아날로그로… 사진에 나를 담다

입력 2017-09-25 09:00
전시관에 사진관이 열렸다. 인생사진관을 건져가라는 의미를 담아 ‘인생사진관’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적으로 전시되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올 여름엔 실내 데이트 코스로 사람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사진관 속에 있는 스튜디오를 전시해놓은 전시회로, 다양한 컨셉의 스튜디오와 소품 그리고 조명까지 준비된 세트장으로 구성되었다. 일반적인 사진관과는 다르게 사진 수에 제한 없이 마음에 드는 사진이 나올 때까지 자신의 핸드폰으로 찍어갈 수 있었다. 우리는 프로필을 설정할 때에도 사진으로 나를 표현한다. 사진은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큰 이름표로 자리 잡았다.

디지털 시대에 사람들의 감성을 부르는 콘텐츠들도 등장하고 있다. 최근 부스형 사진기인 즉석 흑백사진이 입소문을 타서 사진기 앞엔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길게 줄을 선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다. 스티커 사진과는 다르게 포토샵을 할 수 없이 출력되는 사진이지만 그 순간의 추억을 담는다는 데에 사람들은 의미를 두고 있다. 부스 안에서 사진을 찍고 인화하여 보관할 수 있는 ‘네컷’ ‘인생네컷’ 의 즉석사진은 사람들의 아날로그적 감성을 일깨웠다.

깨어난 아날로그 감성들을 바탕으로 SNS에선 ‘구닥다리’라고 불릴 만한 것들이 유행이 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시장에서 유료앱 다운로드 1위는 ‘구닥캠’이었다. 필름 카메라의 느낌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앱을 실행시키고 최대 24장까지 찍을 수 있고 제한한 사진 수가 넘어가면 한 시간을 기다려야 새로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또 찍어둔 사진은 3일이 지나야 자신의 핸드폰에서 사진 확인이 가능하다고 한다. 디지털 세대로 빠른 세상에서 더 빠른 것을 추구하는 우리는 불편함을 느낄 수 있지만 이 필름으로 인해 현실적인 카메라와 다르게 추억을 찍는 느낌으로 아날로그를 추구한다.

사람들은 새롭고 흔하지 않는 것에 열광한다. 그래서 디지털화된 사회에서 우린 흔하지 않고 새롭게 다가오는 아날로그적인 느낌에 열광하고 우리의 옛 감성을 깨워줄 그 감성을 환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잠시 잊고 살았던 어쩌면 사라졌었던 것들이 시대를 역행해 다시 세상에 나타나고 있다. ‘유행은 돌고 돈다’라는 말을 실감하게 되는 것 같다.

김민서 생글기자(살레여고 2년) minseo836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