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제일·동양·라온 등 중견사 속속 서울 입성

입력 2017-09-24 18:23
수정 2017-09-25 15:47
하반기 재건축 수주·분양 잇따라
택지 고갈되자 정비사업 진출
강북 중소형 단지 위주 공략
"남은 목표는 강남권 진출"


[ 김진수 기자 ]
2013년 이후 수도권 부동산시장 호황에 힘입어 중견 주택업체들이 곳간을 든든하게 채웠다. 전국 주요 택지지구에서 대규모 단지를 공급하며 자체 브랜드 파워를 키웠다.

하지만 이들 업체가 쉽게 이루지 못한 일이 하나 있다. 바로 서울 입성이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서울 택지지구에서 아파트 분양에 성공하고, 재건축·재개발 사업도 속속 따내고 있다. 강남에 자체 브랜드를 내세울 날도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서울 입성 속속 성공

한양 제일 라온건설 등은 올 하반기부터 서울에서 아파트를 선보이고 있다. 한양은 구로항동지구 5블록에서 ‘서울 항동 한양수자인 와이즈파크’(634가구)를 공급하고 있다. 공공택지지구인 항동지구 내에 들어서는 만큼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분양가격도 높지 않다. 초등학교와 유치원 예정부지가 바로 맞닿아 있다. 우남건설과 제일건설도 각각 항동지구 6블록과 7블록에서 ‘퍼스트빌’(337가구)과 ‘제일풍경채’(345가구) 아파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동양건설은 성북구 돈암동에서 ‘길음역 동양파라곤’을 내놓고, 대우산업개발은 강동구 천호뉴타운2구역에서 194가구 규모의 ‘대우 이안’을 공급한다. 라온건설도 중랑구 면목동 면목5구역에 들어설 ‘라온프라이빗’을 공급할 계획이다. 지상 최고 30층, 4개 동에 453가구(전용 50~95㎡) 규모다. 이 중 237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지하철 7호선 사가정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장안제일시장, 홈플러스 등이 가깝다.

2000년대 초·중반만 해도 중견 건설사들은 서울에서 중소규모 아파트를 꾸준히 공급해왔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견 건설사 공급분이 끊기다시피 했다. 부동산시장 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중견업체들이 경영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견업체들이 중소단지 재건축·재개발구역과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공급을 조금씩 늘리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수주 잇따라

중흥토건은 최근 서울 강동구 천호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시공사업을 따냈다. 천호동 423의 200 일대 3만8508㎡에 아파트 999가구와 오피스텔 264실 등을 짓는 사업이다. 시공사 수주금액은 3663억원이다.

라인건설은 지난 6월 서대문구 홍은13구역 재개발 시공사로 선정됐다. 홍은동 11의 111 일대에 아파트 827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조합은 내년 초 관리처분인가를 목표로 잡는 등 사업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호반건설과 반도건설이 각각 양천구 신정동 신정2-2재개발구역과 서대문구 영천동 영천구역 주택재개발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중견 건설사들은 2014년 정부가 대규모 신도시 개발 중단 방침을 밝히자 재건축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서울에선 500가구 미만의 중소사업지를 대상으로 수주를 이끌어내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강남 입성은 이루지 못했다.

호반 중흥건설 등이 반포동 신반포7차, 대치동 구마을2지구 등의 재건축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대형 건설사에 밀렸다. 박철희 호반건설 부사장은 “중견 건설사들이 품질에서 결코 뒤처지지 않아 강남권 조합원들의 호감과 관심이 늘고 있다”며 “반드시 강남에 입성해 브랜드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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