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UN "자연지진" 무게
중국 "폭발 의심" 첫 발표 뒤 "핵폭발 아니다"
미국 "현재로선 판단할 수 없다" 신중
23일 북한 핵실험장 인근에 다시 규모 3.0 지진이 두차례 발생한 가운데 지반붕괴에 따른 자연지진인지 폭발 등에 따른 인공지진인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외 당국은 지진 감지 직후 인공 폭발에 따른 지진으로 추가 핵실험 가능성을 열어 뒀다. 이후 우리 기상청과 유엔 산하 핵실험금지 감시기구는 자연지진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7차 핵실험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반면 미국 및 중국 조사국은 신중한 입장이다. 중국은 '의폭'(疑爆)', 즉 폭발이 의심된다고 최초 발표하기도 했다.
지진 발생 직후 23일(현지시간) 유엔 산하 포괄적핵실험금지기구(CTBTO)는 이번 북한 지진은 지난 3일 6차 핵실험 충격에 의한 지질 압력 때문에 일어난 현상으로 추정했다. 라시나 제르보 CTBTO 사무총장은 트위터를 통해 "UTC 8시29분(한국시간 오후 5시29분)과 UTC 4시43분 등 두 차례 지진이 있었다. 인공지진은 아닌 듯 하다. 북한의 6차 핵실험 8.5분 뒤에 발생한 붕괴(collapse)와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기상청도 23일 자연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시간은 23일 오후 5시 29분, 장소는 북한 함경북도 길주 북북서쪽 23㎞ 지역, 진앙은 북위 41.14도, 동경 129.29도, 규모는 3.0으로 밝혔다. 이 지점은 북한 핵실험장이 있는 함북 길주군 풍계리에서 200km 가량 떨어진 곳으로 알려졌다.
기상청이 자연지진으로 결론낸 이유는 과거 핵실험에 비해 지진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이 크다.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 규모 3.9, 2009년 2차 4.5, 2013년 3차 4.9, 2016년 1월 4차 4.8, 9월 5차 5.0, 지난 3일 6차 때는 5.7이었다. 지진파 특징 및 음파가 발생하지 않은 점도 자연지진이라는 분석이었다.
다만 중국은 인공 폭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중국 지진관측기관인 국가지진대망(CENC)은 이날 지진이 3.4 규모라고 발표했다. 진원 깊이는 0㎞로 측정했다. 형태는 '의폭'(疑爆)이라고 발표했다. 즉 지표면 가까운 곳에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의심된다는 뜻이다. 핵실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셈이다. 다만 이후 CENC는 북한 지진이 핵 폭발에 의한 것은 아니며 자연 지진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추가 소견을 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신중한 입장이다. USGS와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은 북한 지진 규모를 3.5로 발표했다. 북한 핵시설 근처, 깊이 5km 지점이라고 덧붙였다. USGS는 성명을 통해 "인공지진인지, 자연지진인지 현재 확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