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서울 바퀴벌레는 모두 몇 마리일까

입력 2017-09-21 19:18
생각한다면 과학자처럼


[ 송태형 기자 ] ‘미국 뉴욕에 피아노 조율사는 몇 명일까?’

구글 입사시험에 나와 잘 알려진 질문이다. 조율사의 정확한 숫자는 구글을 검색해도 알 길이 없다. 이 문제에서 중요한 것은 답변 과정의 논리 전개다. 알려지거나 쉽게 입수할 수 있는 정보를 토대로 논리적으로 추산하는 능력을 보는 게 출제 의도다. 뉴욕 인구를 3이나 4로 나눠 가구 수를 구한다. 피아노 보유 가구 수를 추산하고, 피아노 1대가 1년에 몇 번 조율되는지, 조율사 1명이 하루평균 조율할 수 있는 피아노 대수를 근거로 연간 수요와 공급의 논리에 따라 적당한 조율사 인구를 산정한다면 정답에 가까운 논리를 전개한 것이다.

최소한의 정보를 가지고 추론을 통해 근사치를 구하는 문제를 ‘페르미 문제’라고 한다. 페르미 문제는 국내 대기업 입사시험에도 종종 등장한다. ‘서울시에 바퀴벌레는 모두 몇 마리일까?’ ‘한라산을 서울로 옮기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생각한다면 과학자처럼》은 확률을 계산하는 간단한 규칙부터 황당해 보이는 페르미 문제를 단계별로 차근차근 접근하는 해법까지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습관을 들이는 다양한 방법을 설명한다. 데이비드 헬펀드 미국 컬럼비아대 천문학과 교수가 대학에서 신입생을 대상으로 강의하는 필수교양 수업 내용을 바탕으로 썼다.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배워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게 안내하는 일종의 가이드북이다. 저자는 “과학의 얼굴을 한 사이비과학을 가려내고, 감성에 기댄 정치인의 선동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가짜가 뒤섞인 정보의 홍수에서 오류를 찾아내려면 정량적 사고 능력과 과학적 사고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한다. (노태복 옮김, 더퀘스트, 436쪽, 1만8000원)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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