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용호 "트럼프 '완전파괴' 경고는 개 짖는 소리"

입력 2017-09-21 17:54
북한의 대북 강경발언 맹비난
'핵폭주' 지속 의지도 드러내

펜스 부통령 "미국·동맹 보호위해 필요시 압도적 군사력 사용할 것"


[ 이미아 기자 ] 제72차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에 도착한 이용호 북한 외무상(사진)이 미국의 대북 강경 발언에 대해 “개 짖는 소리”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 외무상은 20일(현지시간) 숙소인 맨해튼의 한 호텔에 도착한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 절멸’ 발언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개는 짖어도 행렬은 간다’는 말이 있다”며 “개 짖는 소리로 우리를 놀라게 하려 생각했다면 그야말로 개꿈”이라고 주장했다.

‘개는 짖어도 행렬은 간다’는 북한 외교관의 발언이나 북한 매체에서 자주 등장하는 말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내가 정한 길은 무조건 끝까지 가겠다”는 뜻이다. 마거릿 미첼의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등장하는 ‘개가 짖어도 마차는 달린다(The dogs bark, but the caravan moves on)’는 구절이 원 출처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 표현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낼 때마다 등장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적인 외교·경제적 압박을 가하겠지만 필요하면 군사력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 (유엔 총회 연설에서) 발언한 것처럼 미국은 엄청난 힘과 인내심이 있다”며 “모든 옵션은 테이블 위에 있고, 만약 우리 자신과 동맹국들을 보호해야 한다면 효과적이고 압도적인 군사력을 사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정권 중 일부가 최악의 인권 유린국 중 일부와 겹치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북한이 ‘말 폭탄’을 주고받는 상황에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1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황해남도 과일군을 현장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과일군은 1967년 10월 송화군 송화과수농장지구를 따로 떼어내 군으로 승격시킨 곳이다. 방문 일자는 따로 명시하지 않았지만 보통 조선중앙통신 보도가 김정은의 현장 순시 다음날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 20일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