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미래 경쟁력…대기업이 육성 나서야"

입력 2017-09-20 19:31
수정 2017-09-21 06:42
무역협회·한경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콘퍼런스'

세계는 스타트업 키우기 전쟁
대기업과 상생구조 구축 필요


[ 문혜정 기자 ]
미국 영국 중국 핀란드 등 해외 7개국 유명 액셀러레이터(스타트업 전문 육성 기관)와 벤처투자사 12곳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무역협회와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한국경제신문사가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여는 ‘2017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콘퍼런스&데모데이’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국내 유망 스타트업 30개사의 발표를 듣고 비즈니스 상담에도 나섰다.

◆스타트업 육성 경쟁

20일 코엑스 오디토리엄에 모인 각 국 액셀러레이터들은 “우수한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고 직접 투자하거나 투자자와 연계하는 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도시 및 국가 경쟁력을 높인다”고 입을 모았다. 행사에는 500여 명의 국내 스타트업 및 액셀러레이터, 벤처캐피털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핀란드 헬싱키에 본사를 둔 액셀러레이터인 스타트업사우나의 카롤리나 밀러 대표는 “2001년 미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5개사는 제너럴일렉트릭(GE), 마이크로소프트(MS), 엑슨, 씨티, 월마트였는데 작년에는 스타트업에서 출발한 애플, 알파벳, MS, 아마존, 페이스북으로 바뀌었다”며 “세계는 지금 스타트업 육성 전쟁 중”이라고 강조했다. 테크스타즈 두바이 액셀러레이터의 람지 이즈마일 디렉터도 “미국에선 혁신과 창업이 실리콘밸리에만 집중돼 있다는 문제 의식에서 출발해 캔자스, 디트로이트, 애리조나 등도 유망 스타트업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이 더 많은 스타트업 육성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스페인 통신 대기업 텔레포니카가 세운 액셀러레이터인 웨이라의 안시아 그레코 대표는 “세계 10개국에서 160개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는데 올해 초 기준 이들 기업의 가치는 4억달러 이상으로 추산된다”며 “텔레포니카는 스타트업의 지분(7~10%)을 확보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 및 기술을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상생하는 경제 구조를 구축했다는 의미다. 이스라엘 요즈마그룹의 이원재 한국법인장은 “요즈마펀드는 20개사 이상을 나스닥에 상장시켰다”며 “이스라엘 스타트업 투자 붐의 출발은 1990년대 초반 극심한 실업률과 벤처 양성 실패 사례였다”고 말했다.

◆국내 스타트업 30개사 참가

행사에는 국내 유망 스타트업 30개사가 참가했다. 이디연은 진공관 원리를 이용한 음향 스피커를 소개했다. 일반 병에 코르크 마개처럼 꽂으면 음악이 훨씬 더 풍성하게 재생되는 제품이다. 울라라랩은 적은 비용으로 공장의 실시간 모니터링 및 정보 제공, 돌발상황 등을 예측하도록 도와주는 정보기술(IT) 종합솔루션(윔 팩토리)을 선보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협력하는 스타트업 브래니는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 등을 유발하는 단점을 보완한 가상현실(VR) 콘텐츠를 전시했다.

장병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은 “정부가 만들 수 있는 일자리가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스타트업은 이채로운 발상과 빠른 신기술 도입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며 “혁신 아이디어가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액셀러레이터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1~22일에는 알리바바 클라우드, MOX 등 중화권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의 투자 현황 및 트렌드 주제발표와 국내 스타트업 12곳의 피칭 세션이 이어진다. 행사 마지막 날인 22일에는 스타트업 비즈니스 상담회가 열린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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