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 위기' 석탄 가격 급등에 미소짓는 기업들

입력 2017-09-20 18:07
한화케미칼, 석탄 원료 쓰는 중국 업체에 가격우위
LG상사, 호주 등서 석탄 채굴…실적 개선 기대


[ 윤정현 기자 ]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몰려 퇴출 위기에 놓인 석탄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혜 종목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은 최근 3개월간 유가증권시장에서 28.97%(이날 종가 3만84000원) 올랐다. 폴리실리콘을 제조하고 있어 태양광 업황 회복에 따른 기대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석탄값 상승에 따른 반사이익에 더 주목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폴리염화비닐(PVC)을 나프타로 만들고 있어 값비싼 석탄을 재료로 PVC를 생산하는 중국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산업제품의 기초 원자재인 PVC는 전선피복이나 필름시트, 플라스틱 용기, 전자기기 케이스 등을 만드는 데 쓰인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중국 최대 석탄 수출항인 친황다오항에서의 유연탄(석탄의 한 종류) 가격은 지난 15일 기준으로 t당 100.03달러였다. 최근 한 달 사이 19.05% 올랐다. 세계적으로 환경 보호를 위해 석탄화력발전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석탄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50달러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최대 석탄 생산국인 중국에서도 폐광이 잇따르면서 공급이 수요보다 더 크게 줄었다.

석탄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올 연말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수년간에 걸친 석탄 가격 하락으로 글로벌 석탄 기업들이 잇따라 파산한 데다 중국 정부의 환경 규제가 지속되고 있고 겨울철에 수요가 더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값싼 석탄으로 PVC를 생산하는 중국 업체들로 인해 공급 과잉에 시달렸지만 사정이 달라졌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석탄으로 만드는 PVC 공급이 크게 줄어 제품 가격이 올라가면서 한화케미칼의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라며 “부산물인 가성소다 공급도 덩달아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석탄을 채굴해 팔고 있는 LG상사는 석탄 가격 상승 효과를 직접적으로 볼 종목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호주 엔샴광산과 중국 완투고 유연탄광, 인도네시아 감(GAM) 광산 및 MPP유연탄광 등에서 석탄을 생산하고 있다. 석탄 가격 강세로 하반기 자원부문의 실적 개선폭도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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