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 "항암 신약 아파티닙, 연내 병용요법 임상 시작할 것"

입력 2017-09-20 11:16


"연내 아파티닙과 면역관문억제제 등 다른 항암제와의 병용요법 임상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아파티닙은 단일 표적을 갖고 있는 항암제라 부작용이 적어, 다른 항암제와의 병용요법에 매우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에이치엘비 서울 역삼동 사무소에서 만난 진양곤 회장(사진)은 아파티닙이 항암제 병용요법 시장에서 강력한 원재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중국에서 병용요법을 포함해 다양한 고형암을 대상으로 130여건의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는 것도 아파티닙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에이치엘비는 현재 자회사 LSKB를 통해 표적항암제 아파티닙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표준치료법으로 2차치료제 이상에서 치료에 실패한 말기 위암 환자 459명을 대상으로 미국 유럽 한국 일본 등 12개국에서 아파티닙의 유효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에이치엘비는 LSKB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다.

아파티닙, 글로벌 임상 3상 내년 완료 예상

진 회장은 "아파티닙의 글로벌 3상은 개시 5개월 만에 등록환자가 100명을 넘어설 정도로 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지금 추세라면 내년에 3상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티닙은 글로벌 제약사 암젠의 수석연구원이었던 폴챈이 개발한 항암제다. 새로운 혈관 생성에 관여하는 수용체 'VEGFR-2'만을 차단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를 통해 혈관을 생성하며 퍼지는 암의 진행을 막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7조7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로슈의 아바스틴과 같은 기전이다.



LSKB는 폴챈이 설립한 어드벤천연구소로부터 2007년 중국을 제외한 아파티닙의 글로벌 판권(한국 판권은 부광약품 보유)을 확보했다. 이에 앞서 2005년 중국 제약기업 헝루이가 중국 판권은 사들였다. 2014년 위암 3차치료제로 시판을 시작한 헝루이는 지난해 중국에서 1400억원어치의 아파티닙을 팔았다.

진 회장은 "아파티닙이 중국 출시 이후 심각한 부작용 보고 없이 판매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임상3상 성공 및 시판 허가를 낙관하고 있다"며 "중국에서 보여주고 있는 아파티닙의 성장세는 에이치엘비에도 강한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고 했다.

헝루이는 위암에서 아파티닙의 긍정적 결과를 바탕으로 다른 고형암으로도 적응증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헝루이가 쌓고 있는 임상 자료는 같은 약을 개발하고 있는 에이치엘비에 좋은 참고가 되고 있다고 진 회장은 전했다.

그는 "최근 항암제 시장의 트렌드인 병용요법에서 아파티닙의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는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며 "아파티닙은 신생혈관 억제 뿐 아니라, 면역항암제와 화학요법의 효과를 증가시킬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병용요법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아파티닙 기술수출의 대상도 병용 임상을 같이 진행할 수 있는 회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파티닙은 지난해 한국, 올 3월과 6월 유럽과 미국에서 각각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현재 중국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허가받은 위암 3차치료제가 없기 때문이다. 시판 후 7년간 독점 판매권, 신속심사, 연구개발비 세금공제 등의 혜택이 있다.

바이오인공간, 연내 시판허가 신청

에이치엘비는 또 다른 자회사 라이프리버를 통해서는 바이오 인공 간을 개발하고 있다. 바이오 인공 간은 체외에서 간부전 환자의 간 기능을 대체해, 간 이식을 받을 때까지 생명을 연장시켜주는 세포치료제다. 세계적으로 아직 허가된 제품이 없다. 2015년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발 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고, 올 3월 임상 1·2a상을 완료했다.

진 회장은 "바이오 인공 간은 연내 임상2b상과 조건부 시판허가를 신청할 것"이라며 "18년간 바이오 인공 간을 개발하면서 축적한 기술은 간세포치료제를 비롯해 세포치료제 분야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13년간 개발한 아파티닙, 18년차에 들어선 바이오인공간 등의 성과가 이제는 가시권에 들어왔다"며 "내년은 그동안 투자했던 개발비의 회수가 시작되는 원년이 될 것이며, 1년 안에 에이치엘비가 명실상부한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인정받을 것이라 본다"고 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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