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25시] 운용사는 시큰둥한 목표전환형 펀드

입력 2017-09-18 18:05
[ 박종서 기자 ]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목표전환형 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자산운용업계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이 펀드가 운용 보수를 꾸준히 받기 어려워 회사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목표전환형 펀드는 하반기 12개가 새롭게 선보여 총 109개가 됐다. 하반기 들어 펀드 설정액도 2644억원에서 5348억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일반적으로 투자금 대비 5~6% 정도 수익을 거두면 투자 대상을 주식에서 채권으로 바꾸는 구조로 설계된다. 증시가 약세를 보여도 손실을 내지 않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둔 상품이다. 삼성자산운용의 ‘대한민국 정예기업 펀드’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배당프리미엄 펀드’는 출시 후 한두 달 만에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고 채권형 펀드로 전환됐다.

증권사와 은행 등 판매회사들도 목표전환형 펀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판매사들은 펀드 수익률과 상관없이 투자금의 1%를 선취수수료로 받을 수 있다. 수익률 목표를 달성한 가입자가 다시 투자에 나서면 그때 선취수수료를 또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은 수탁액이 늘어나는 데도 좋아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보통 0.7% 수준인 운용보수가 목표전환형 펀드라고 해서 특별히 많지가 않은 데다 목표가 이뤄지면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회사의 수익 안정성에도 크게 기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펀드 판매망을 갖춘 증권사나 은행들이 요구하기 때문에 마지못해 새로운 상품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라며 “목표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하면 오랫동안 가입자들로부터 불만을 들어야 하는 것도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2011년 나온 목표전환형 펀드 가운데에는 유럽 재정위기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급락함에 따라 지금까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사례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업계 불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목표전환형 펀드는 요즘 투자자가 가장 많이 찾는 상품 중 하나”라며 “다른 펀드를 내놓으면 신경 써주겠다고 달래가면서 목표전환형 펀드 출시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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