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장기화에 사라진 '코리아 프리미엄'…무풍지대로 눈 돌릴 때

입력 2017-09-18 13:34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발표 후 1년여의 시간이 흘렀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 우려는 여전히 시장 불확실성으로 자리잡고 있다. 일부 업종에서 '코리아 프리미엄'이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사드 이슈에서 벗어난 업종으로 관심을 돌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병화 KB증권 연구원은 18일 "현재 진행형인 중국의 사드 보복은 해결될 기미가 요원해 보인다"며 "북한의 도발에 이어 전술핵 이슈까지 불거지면서 향후 중국 정부의 행보가 어떻게 될 지 예측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사드 보복에 따른 피해는 국내 경제지표를 통해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음향·영상 및 관련 서비스' 수지의 흑자는 1억799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문화콘텐츠의 수출로 벌어들인 이른바 '한류'관련 수지의 흑자 규모를 나타내는 것으로, 2015년 하반기 이후 1년 반 만에 가장 작은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최근에는 국내 기업들의 탈(脫) 중국 러시가 잇따르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중국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한 가운데 롯데그룹의 경우 제과, 음료, 화학 등 다른 계열사들의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롯데제과와 롯데칠성 현지법인의 매각설도 제기된다.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등 홈쇼핑 업계도 위태롭다. CJ오쇼핑은 중국 광저우를 기반으로 한 남방CJ 사업을 정리할 계획이며, 동방CJ 철수설도 나오는 상황이다. 현대홈쇼핑은 현지 방송을 중단하고 합작사와 경영권 소송을 진행중이다.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극심한 판매 감소와 부품업체에 대한 납품 대금 미지급에 따른 생산 중단, 현지 파트너와의 갈등을 겪고 있다.

중국 덕에 대호황기를 맞았던 화장품 업계는 악화일로다. 실적 악화 불확실성은 고스란히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는 주가의 저점을 판단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악화돼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서영화 SK증권 연구원은 중국시장에서 화장품·의류 업종의 '코리아 프리미엄(Korea Premium)'은 이미 소멸됐다는 분석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서 연구원은 "과거 중국은 침투율이 낮아 성장 가능성이 높았지만 현재는 1%의 점유율 확대도 힘든 시장"이라며 "중국은 이미 글로벌 업체들이 경쟁, 시장을 선점하고 있으며 자금력을 확보한 현지 기업들과의 경쟁도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사드 보복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사드 영향이 없는 업종으로 관심을 돌리라는 조언이 나온다.

이병화 연구원은 "주식 시장 투자자 입장에서는 사드 스트레스를 피하는 투자 전략이 유효하다"며 "사드 제재와 연관이 없는 업종들이 시장의 주도주를 형성하고 향후 전망도 밝다"고 판단했다.

그는 중국 노출도가 낮고 구조적 성장이 기대되는 반도체·OLED·전기차 밸류체인 업종과 중국외의 해외 노출도가 높은 4차 산업 관련주(융합플랫폼·IOT·통신인프라·블록체인·게임 등) 및 제약 바이오·헬스케어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를 추천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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