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지분율 0.77%까지 늘려
'그룹 내 역할 확대될까' 주목
[ 이고운 기자 ]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의 장녀인 박주형 금호석유화학 상무(37·사진)가 올 들어 꾸준히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에서 함께 근무 중인 친오빠 박준경 상무(39)와 사촌오빠 박철완 상무(39)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박주형 상무는 이달 들어 금호석유 주식 1000주를 장내매수했다. 주당 가격은 7만7400원으로 7740만원어치다. 박 상무는 올 들어 다섯 차례에 걸쳐 금호석유 주식 1만8000여주를 사들였다. 작년 말 0.71%였던 그의 지분율은 0.77%로 늘어났다.
박 상무의 지분율은 박철완 상무나 박준경 상무에 비해선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고(故)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의 둘째 아들인 고 박정구 회장의 장남인 박철완 상무 지분율은 10%, 박준경 상무 지분율은 7.17%다. 그룹 안팎에선 박 상무가 회사에서 재무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만큼 일단은 책임경영 차원에서 자사주를 매입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금호가(家) 여성 중엔 처음으로 회사에 들어와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데다 아버지 박 회장도 상당한 애정을 표시하고 있어 그의 주식 매입 행보에 자연스럽게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그룹 후계 구도와 연관이 있을 수도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달 한국석유화학협회 회원사 모임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른 기업에서는 여성이 경영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라며 “시대가 바뀌었으니 (박 상무가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는 문제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증시에서 금호석유의 ‘성적’은 부진한 편이다. 지난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금호석유는 1600원(2.03%) 하락한 7만7100원에 장을 마쳤다. 하반기에 4.89% 오르기는 했지만, 이 기간에 유가증권 화학업종지수 상승률(5.24%)에는 미치지 못했다. 올해 연간으로는 5.97% 하락했다.
금호석유가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인 고부가가치 합성고무 시황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합성고무 설비 가동률은 최근 수년 새 70%대에 머물러 있다”며 “앞으로 3~4년 이내에 의미 있는 업황개선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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