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용 전기자전거 어떤 게 좋을까… 직접 타보니

입력 2017-09-15 19:20
Bike & Car

삼천리자전거 팬텀제로 - 작고 귀여운 '미니벨로형'
알톤스포츠 니모 - 덩치도 크고 힘도 좋네
만도 풋루스아이엠 - 자동차처럼 '스포츠 모드' 갖춰


[ 이우상 기자 ]
지난 한 달 국내 자전거 제조사의 전기자전거를 타고 직접 출퇴근을 해봤다.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가 내놓은 보급형 전기자전거와 만도의 고급 전기자전거다. 작고 귀여운 ‘미니벨로’형 자전거부터 세계 최초로 체인이 사라진 자전거까지. 서로 다른 모양만큼 특성과 장단점이 달랐다. 출퇴근 거리와 성향에 따라 적합한 전기자전거는 어떤 모델일까.

◆부족함 없는 팬텀제로

팬텀제로는 지난 6월 삼천리자전거가 100만원 이하로 내놓은 입문자용 전기자전거다. 앞뒤 바퀴 휠 크기가 작은 ‘미니벨로’로 스타일과 함께 실용성을 챙긴 모델이다. 페달에 발을 얹고 45도 정도를 회전시키면 모터가 작동한다. 모터의 도움(페달어시스트) 정도는 1~5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팬텀제로와 함께 출퇴근하며 수차례 서울 한국경제신문 본사 인근 만리동 고개를 오르내리고, 갖가지 건물의 지하주차장 경사로를 경험했다. 기어를 2단 정도로 놓으면 웬만한 경사는 평지를 달리듯 가볍게 페달을 돌려 올라갈 수 있다. 경사가 더 가팔라지면 기어를 1단으로 옮기면 된다. 언덕을 내려갈 때는 디스크 브레이크가 제 역할을 해냈다. 가파른 언덕을 내려갈 때도 꾸준히 안정적으로 속도를 잡아줬다.

팬텀제로의 등화장치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안장 아래 배터리 전원버튼을 두 번 누르면 후미등이 켜진다. 야간 라이딩을 할 때 뒤쪽에서 달려오는 라이더나 차량 운전자에게 충분히 눈에 띌 만큼의 밝기다. 제조사 제원에 따르면 완전충전 시 모터 도움을 1단계로 받을 때 최장 60㎞를 달릴 수 있다. 언덕을 오르내릴 때 모터의 도움을 많이 받을수록 배터리가 빠르게 소모됐다. 언덕을 계속해서 오르내리고, 일부 구간에서는 페달을 돌리지 않고 모터로만 주행(스로틀)해도 25㎞ 이상을 갈 수 있다.

팬텀제로는 해외 브랜드의 고가 모델처럼 대용량 배터리나 고출력 모터를 장착하진 않았지만 기본에 충실하다. 추가 액세서리를 구입하지 않아도 출퇴근은 물론 야간 주행까지 부족함 없이 해낸다. 출퇴근 거리가 가깝고 간편한 주행을 원하는 자전거족에게 추천할 만하다. 무게는 17.2㎏이지만 앞뒤 바퀴가 모두 작아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비교적 수월하다.


◆더 크고, 잘 달리는 니모

알톤스포츠의 니모는 흔히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자전거 형태다. 팬텀제로보다 큰 덩치에 맞게 페달을 돌리면 더 세게 튀어나간다. 1~3단계로 조절되는 모터 도움 정도를 최대로 하고 페달을 돌리면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전기스쿠터를 타듯 경쾌하게 달릴 수 있다. 팬텀제로보다 출력이 75% 더 세다.

팬텀제로의 출력(토크)은 20Nm지만 니모는 이보다 높은 35Nm다. 하지만 더 무거운 배터리를 달았기 때문에 니모의 무게는 19.7㎏으로 팬텀제로보다 2.5㎏ 무겁다. 평지에서 처음 페달을 굴렀을 때 느껴지는 출력은 니모가 더 강력했지만 언덕을 올라갈 때의 느낌은 두 자전거가 비슷했다.

니모에는 팬텀제로에 없는 것이 있다. 앞 포크에 달린 서스펜션이다. 출퇴근길에서 종종 만나는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의 충격이 서스펜션 덕분에 조금은 부드럽게 전달된다. 안장 또한 팬텀제로에 비해 푹신푹신해서 편하게 탈 수 있었다.

반면 등화장치는 불만족스러웠다. 후면에는 반사경이 달려 있을 뿐이어서 광원이 없는 곳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다. 자전거를 구매할 때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전조등은 밝기가 부족해 가로등이 없는 밤길을 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모터 도움을 1단계로 했을 때 제조사 공식 주행거리는 70㎞다. 출퇴근 때 만나는 경사를 오르기 위해 모터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고 스로틀 주행도 종종 했을 때 35㎞ 이상 달릴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용량이 큰 배터리, 편안한 안장 쿠션이 장점인 니모는 좀 더 먼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에게 권할 수 있다.


◆체인 없는 자전거 풋루스아이엠

만도가 내놓은 전기자전거 풋루스아이엠은 세계 최초로 체인이 사라진 자전거다. 체인이 없는 대신 페달을 돌리는 속도를 전자제어장치(ECU)가 인식해 알맞은 속도로 모터를 구동해주는 방식으로 움직인다. 체인이 아예 없기 때문에 페달과 바퀴 사이의 직결감은 없지만 모터의 힘이 좋아 대부분의 경사를 스로틀만으로 올라갈 수 있다. 가파른 경사를 오르기 위해선 팬텀제로나 니모는 모터의 힘만으로는 갈 수 없고 페달을 돌려줘야 한다.

체인이 없는 자전거임에도 페달을 돌려야 하는 까닭은 사용자가 페달을 돌릴 때마다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기가 내장돼 있기 때문이다. 페달을 전혀 돌리지 않으면 최대 주행거리는 30㎞지만 페달을 돌리면 최대 60㎞까지 주행거리가 늘어난다. 운동을 위해 페달을 임의로 무겁게 만들거나 자동차처럼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초반 가속이 빨라지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최대한 편안하게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고 싶은 사람에게 권한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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