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원전 감축론'에 반기든 과학계

입력 2017-09-15 18:42
공학한림원 에너지포럼

"신재생으로 원전 대체 한계…기술혁신 연구개발 역부족"


[ 박근태 기자 ]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사진)은 15일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을 활용해 원전의 의존성을 낮추고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공학한림원 주최 에너지포럼에서다. 백 장관이 취임 이후 외부에서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설명하는 공식적 자리를 마련한 건 처음이다.

이날 포럼에는 권오경 공학한림원장(한양대 석학교수)과 차국헌 서울대 공대학장,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 출신인 오세정 국민의당 의원 등 이공계 주요 인사를 비롯해 평소보다 많은 150여 명이 참석했다. 공학계 인사 중 상당수가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완급조절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공학계와 만난 첫 공개 행사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백 장관은 전 세계적으로 전력설비의 신규 투자가 원전이 아니라 신재생에너지에 집중되는 가운데 사회적 비용이 큰 원전의 경제성은 점점 악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원전 감축을 결정한 프랑스와 독일 외에도 경제성을 강조하는 영국과 중국 역시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며 원전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에 집중할 뜻을 밝혔다. 백 장관은 2030년까지 전체 발전량의 2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고 태양광과 풍력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날 예상됐던 백 장관과 공학계 간 토론은 이뤄지지 않았다. 백 장관이 기조연설 뒤 다른 일정이 있다며 자리를 뜨면서 참석자들만 남아 토론을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백 장관이 제시한 에너지 정책 방향이 현실성이 떨어지고 보완할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박중구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경제학 모형으로 추정했을 때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로 올리는 건 쉽지 않고 조건을 완화해도 14%에 머문다”며 “관련 산업의 기술 혁신이 아직도 생산비용 인하로 이어지지 않고 연구개발도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하재주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에너지 문제는 다양한 옵션을 열어놔야 한다”며 “신재생에너지는 백업시스템이 같이 따라야 하는데 다른 에너지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자칫 잘못 이해될 수 있다”고 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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