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리테일 담보부사채 500억원 총액 인수
이 기사는 09월15일(09:1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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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난을 겪어온 이랜드리테일이 운영 중인 점포를 담보로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보증한 첫 담보부사채다. 건물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받는 것과 비슷한 구조의 딜이다. 증권사가 금융공기업과 협업해 시중은행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담보대출시장 공략을 사실상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은 2001아울렛 천호점을 담보로 2년 만기 회사채 총 5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300억원은 캠코가 보증해 공모(선순위) 방식으로, 나머지 200억원은 사모 방식(후순위)으로 발행한다. 2001아울렛 천호점의 담보가액은 950억원이다. 주관사는 KB증권이 맡았다.
캠코가 보증한 공모채 300억원어치는 캠코와 같은 신용등급 ‘AAA’로 평가받았다. 이랜드리테일의 신용등급은 ‘BBB0(부정적)’로 무보증 회사채 발행이 사실상 어렵다. 이번엔 건물을 담보로 캠코가 일부 보증하고 주관사를 맡은 KB증권이 총액 인수에 나서면서 발행이 성사됐다. 500억원어치 회사채의 평균 발행금리는 각종 수수료 등을 포함해 연 4.7%로 결정됐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 500억원을 기존 500억원 규모의 은행 담보대출을 갚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이랜드리테일은 은행 대출을 받으면서 2001아울렛 천호점을 포함해 총 3개 건물을 담보로 잡혔다. 이번에 담보부사채를 발행하면서 담보 물건을 1개로 줄였다.
이에 따라 나머지 2개 건물을 자금 조달에 활용할 여지가 생겼다. 발행금리는 기존 담보대출 금리(연 4%대 후반)와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으로 결정돼 조달 비용도 줄였다. 회사로서는 일석이조라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이번 담보부사채 발행은 은행만 참여할 수 있는 담보대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그동안 은행들이 리스크(위험) 관리를 이유로 담보대출을 할 때 기업에 과도한 요구를 하고, 회사 재무상태가 안 좋아지면 금리를 올리거나 대출 회수에 나서는 바람에 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된다는 비판을 제기해 왔다.
KB증권은 주관사를 맡아 이랜드리테일의 상환능력과 미래 영업능력을 자체적으로 평가했다. 이번 회사채 인수를 통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보증을 맡은 캠코는 기업 자금 조달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조선 해운 건설 등의 업종에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계기업들이 담보부사채 발행에 높은 관심을 보일 것”이라며 “주요 증권사가 앞으로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받게 되면 은행의 전유물이던 담보대출 시장을 적극 공략해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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