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전승호 대웅제약 글로벌사업본부장
[ 전예진 기자 ]
지난해 11월 동남아에서 낭보가 전해졌다. 다국적 제약사 애보트가 동남아 4개국에 대웅제약의 고지혈증치료제 피타바스타틴을 판매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17억원(약 152만5000달러)의 계약금을 받고 판매수량이 1억 정을 넘을 때마다 11억원(약 100만달러)의 로열티를 받는 조건이다. 지난 4월에는 국산 제네릭(복제약) 중 최초로 항생제 메로페넴이 미국 진출에 성공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부터 굵직한 해외 수출 계약을 잇달아 성사시키고 있다. 그 최전선에서 글로벌 전략을 진두지휘하는 사람은 전승호 대웅제약 글로벌사업본부장이다. 그가 본부장에 오르기 전인 2013년 대웅제약의 해외 수출액은 400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10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 본부장은 대웅제약의 글로벌 전략에 대해 “의약품을 만들어 해외에 팔거나 기술을 수출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진출국에 거점을 두고 현지 제약산업을 육성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한국형 다국 사업 모델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웅제약은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8개국에 법인과 지사가 있다”며 “이들 모두 현지 진출 국가에서 의약품 허가, 약가, 보험, 입찰까지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웅제약처럼 많은 국가에서 현지 시장 지배력을 구축한 회사는 없을 것”이라며 “글로벌 전략 부분에서는 대웅제약이 제약업계의 프런티어”라고 자신했다.
대웅제약은 지난 3월 일본 지사를 법인화했다. 전 본부장은 “일본은 원료 수출을 주로 했는데 완제품을 염두에 두고 법인화를 완료했다”며 “이제 화장품, 의료기기까지 일본 토털헬스케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남아 시장에서는 “빠르면 올해 10월 안에 베트남에서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베트남 지사와 별도로 현지 생산, 마케팅을 전담하는 복수의 지사를 설립하거나 오픈 컬래버레이션(개방형 협업)으로 현지기업화하는 전략이다.
전 본부장은 “올해는 대웅제약의 해외 매출이 1000억원을 넘어서는 기념비적인 해가 될 것”이라며 “최근 3년간 매년 30% 이상 성장해온 속도를 감안하면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능가하는 ‘글로벌 비전 2020’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과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유통, 영업 등에 심혈을 기울여온 부분이 성과를 내고 있고 나보타가 미국에 진출하게 되면 매출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웅제약은 4월 인도네시아 바이오공장에서 생산한 에포디온이 발매 6개월 만에 시장점유율 30%를 기록했다. 전 본부장은 “월 8만 개 중 2만9000개를 에포디온이 점유하면서 인도 1위 제약사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를 수 있을 것 같다”며 “후속으로 국내 바이오신약 1호인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 이지에프 외용액도 신약으로 등록해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현지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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