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미래차 전쟁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개막
독일 '완성형 미래차' 공개
벤츠, 1회 충전에 900㎞…1000마력의 '하이퍼 카'도
폭스바겐 "전기차도 1위로"…운전대·페달 없는 자동차 선보여
BMW도 고성능 전기차 공개…상용화 전 브랜드까지 확보
[ 강현우 기자 ]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BMW 등 독일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들이 12일 일제히 ‘완성형 미래차’를 내놨다. 1회 충전으로 500㎞ 이상을 달리는 전기차에 완전한 자율주행 기술, 초고속통신망 연결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구현하는 커넥티드카 기술 등을 집약했다.
100년 넘게 엔진 기술로 세계 자동차산업을 주도해온 독일이 전기차를 미래차로 규정하면서 산업전략에 일대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은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전기차 경쟁에서 미국에 한발 밀린 독일이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에 본격 가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어떤 전기차 나왔나
벤츠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메세에서 개막한 2017 국제자동차전시회(IAA·일명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2인승 완전자율주행차인 스마트 비전 EQ, 소형차인 A클래스 EQ,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충전식 수소연료전기차 ‘GLC F셀-CELL EQ’, 고성능차인 AMG 프로젝트원 등 총 네 종의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공통점은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벤츠의 전기차 브랜드인 ‘EQ’를 단 스마트 EQ와 A EQ는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대폭 늘린 순수 전기차다. F셀 EQ는 수소와 산소로 발생시킨 전기의 힘으로 총 900㎞를 달린다. AMG 프로젝트원은 1.6L 6기통 터보엔진과 네 바퀴에 각각 장착한 고출력 모터의 조합으로 1000마력 이상을 내는 ‘하이퍼 카’다.
디터 체체 다임러그룹 회장은 “2022년까지 100억유로(약 13조5000억원)를 투자해 벤츠의 모든 차종을 전동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동화란 전기차뿐 아니라 내연기관에 전기 모터를 더한 하이브리드카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마티아스 뮐러 폭스바겐그룹 회장은 자율주행 전기차인 ‘세드릭’을 타고 행사장에 나타났다. 4인승인 세드릭은 회의실처럼 의자가 마주 보도록 설치돼 있다. 운전대나 액셀·브레이크 페달도 없다. 폭스바겐의 전기차 브랜드인 ID의 신차 크로즈도 이날 처음 공개됐다. 폭스바겐 계열 고급차 브랜드 아우디는 자율주행 성능을 강조하기 위해 이름에서부터 인공지능(AI)을 넣은 콘셉트카 아이콘(AI-CON)을 선보였다. 뮐러 회장은 “2025년까지 폭스바겐그룹 전체 판매량의 25%를 순수 전기차로 채울 것”이라며 “연간 300만 대 이상 판매해 전기차 부문 글로벌 1위가 되겠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모든 차종을 전동화할 계획이다.
BMW도 전기차 브랜드인 i퍼포먼스를 단 고성능 전기차 콘셉트카 BMW i 비전 다이내믹스를 최초로 공개했다.
◆독일이 서두르는 이유는
독일 3사 전기차 전략의 공통점은 ‘전 차종의 전동화’ 외에도 ‘EQ’ ‘ID’ ‘i퍼포먼스’ 등 독자 전기차 브랜드를 확보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상용화하기도 전에 브랜드부터 만든 것이다. 그러면서 가까운 미래에 각 브랜드가 콘셉트카가 아니라 일반 판매용 양산차를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3사가 이번 모터쇼에서 전기차 기술력을 유난히 강조한 것은 세계 자동차산업 트렌드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가운데 각국의 주도권 쟁탈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독일 완성차업체들은 기존 자동차 판매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연구개발(R&D) 투자 재원 창출 능력, 정부와의 파트너십 등을 통해 전기차 전환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프랑크푸르트=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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