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더불어민주당은 12일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김이수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에 따른 향후 대책을 논의한다.
이날 의원총회는 김 전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사태에 따른 반성과 함께 향후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됐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11일) 임명동의안 부결 직후 최고위원 및 3선 이상 의원 38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연석회의를 열어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강훈식 민주당 대변인은 같은 날 "헌재소장 동의안 부결은 탄핵과 정권교체에 대한 불복"이라고 비난했다.
강 대변인은 "그동안 야당 의원들 한분 한분을 만나 설득해왔지만, 여소야대 정국의 한계를 실감하는 자리였다"면서 "먼저 120석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하기 보다는, 집권당의 무한책임의 측면에서 국민에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은 이어 "적폐청산이 국회에도 필요한 것은 아닌지 국민은 의심하게 됐다"면서 "촛불민심에 역행하는 행태이며 정권교체에 대한 불복, 탄핵에 대한 보복이다"라고 주장했다.
강 대변인은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호남 홀대’를 주장해온 ‘안철수 국민의당’이 유일한 호남출신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반대한 것이야말로 국회의 ‘호남 홀대’를 국민의당이 결정한 것"이라면서 "이 날은 ‘안철수 국민의당’이 협치가 아닌 ‘자유한국당과 적폐연대’의 역할을 선언한 날"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 대해서도 "6자 핵실험 할 때는 국회를 내팽개치더니, 국회에 복귀한 첫날 몇 달 동안 공백상태이었던 정부기관이며, 인권 보호와 헌법적 가치를 수호해야할 헌법재판소를 마비시켰다"고 덧붙였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청와대와 여당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강효상 한국당 대변인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국회 부결에 대해 '무책임의 극치', '헌정질서를 정치적이고 정략적으로 악용'이라는 입에 담지 못할 말들을 내뱉으며 국회를 비난하고 나섰다"면서 "이는 어불성설(語不成說)이며, 부끄러운 줄 모르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강 대변인은 "이번 정부여당의 반응은 그 동안 야당의 반대 의사에도 불구하고 부적격 인사들의 임명을 차례로 강행해왔던 오만과 독선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작태"라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표결이 이뤄져 나온 결과를 부정하는 것인가. 탄핵가결은 정의이고 부적격자 인준 부결은 적폐인가. 민주당도 이렇게 민주주의를 부정할 것이 아니라 청와대의 고장난 인사시스템과 협치에 실패한 여당의 정치력 부재를 탓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야당에게는 정부권력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엄연한 책무가 있다"면서 "이번 임명동의안 부결은 야3당이 코드인사를 고집하는 현 정권의 전횡에 대해 내린 준엄한 심판"이라고 규정했다.
국민의당 또한 여당이 김이수 헌재소장 임명 부결에 대해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비난했다.
김철근 국민의당 대변인은 "국정운영의 무한책임을 지는 청와대와 민주당이 김이수 헌재소장 임명동의안 부결에 대한 책임 떠넘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청와대와 민주당은 이번 일을 계기로 지난 4개월간의 국정운영에 대해서 곰곰이 성찰과 반성을 하는 계기로 삼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가 헌법기관장으로서 균형감을 갖고 있는지, 헌재소장으로서 자질과 능력이 충분한지를 놓고 국민의당 의원들은 각자 헌법기관으로서 충분한 고심 끝에 소신 있게 자유 투표 한 것"이라면서 "호들갑을 떨고 떠넘기기에 열 올릴 일이 아니라 헌재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후 90여 일 동안 청와대와 민주당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 자성하고 반성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국회는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에 대한 무기명 투표를 실시, 출석 의원 293명 가운데 찬성 145명, 반대 145명, 기권 1명, 무효 2명으로 부결 처리했다.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헌정사상 첫 사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