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증시 '큰 손' 외국인은 언제 돌아올까

입력 2017-09-12 10:53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키웠던 북한 리스크가 완화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은 '팔자'를 이어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단행한 지 9일만에 속전속결로 처리된 것이다. 이번 대북제재 결의안에는 북한에 대한 원유 수출을 기존 연간 400만 배럴에서 동결하는 내용이 담겼다. 안보리가 유류를 제재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유제품의 경우 450만 배럴의 절반에 가까운 200만 배럴로 공급량을 줄여 상한을 설정하고, 섬유제품에 대해선 해외 수출을 전면 금지키로 했다. 다만 앞서 미국이 추진했던 원유수출 전면 금지와 비교해서는 후퇴한 방안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제재 대상에서 빠졌다.

새 대북제재안이 초안보다 완화됐지만 국내외 시장 참가자들의 기대감은 커지는 모양새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다우존스·S&P500·나스닥)는 일제히 1% 이상 뛰어올랐고, 이날 국내 증시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북한의 추가 도발이 있을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면서도 "시장은 안보리의 합의를 불확실성의 완화로 해석했고, 문제가 잘 풀린다면 국내 증시의 소외 현상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만약 북한 리스크가 불거지지 않았다면 코스피지수는 이미 2500선 부근에 도달했을 것이라고 봤다.

또 국내 증시의 큰 손인 외국인의 동향을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북핵 사태 이후에도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대규모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완화된 만큼 되돌림 현상이 빠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보기술(IT)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북한 리스크가 부각된 지난달 이후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조40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며 "이 가운데 IT업종에서만 2조2000억원이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금융 철강 섬유 등의 업종에서는 오히려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이익전망치 상향 조정이 주춤해진 가운데 외국인의 IT업종에 대한 차익실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외국인은 거시경제지표 및 9~10월 주요국의 통화정책기조를 확인한 후에야 저평가된 국내 증시를 주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외국인의 사자세가 주춤하다고 해서 국내 증시의 매력이 떨어져 있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는 상승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변동성 국면을 이용해 주식 비중을 확대하라"고 권고했다.

그는 철강, 비철금속, 반도체, IT하드웨어 등의 업종을 관심있게 보라고 조언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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