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선 보기 힘든 화끈한 장타쇼가 펼쳐질 참이다. 오는 14일 막을 올리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제33회 신한동해오픈(총상금 12억원, 우승상금 2억1600만원)’에서다. 인천 서구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 USA, 오스트랄아시아 코스(파71· 6953야드)가 그 무대다.
비거리하면 남부럽지 않았던 배상문(31)이 이 대회에서 군 제대 후 처음으로 팬들에게 인사를 한다. 통산 14승(국내 9승, 일본 3승, 미국 2승)을 기록중인 배상문은 2015년 11월 현역으로 군 입대한 뒤 소총수로 복무하다 지난달 16일 제대했다. 배상문이 KPGA 코리안투어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2014년 제30회 신한동해오픈 이후 3년만이다. 국내 팬들에게 모습을 보이는 건 2015년 아시아 최초로 국내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 이후 2년만이다.
2013년, 2014년 이 대회를 잇달아 제패한 배상문은 특히 2014년 대회 우승상금(2억원) 전액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하는 ‘통 큰 선행’을 베풀기도 했다. 휴가 때마다 인근의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 연습에 매달려온 그는 “예전보다 훨씬 더 좋아진 모습으로 인사 드리겠다”고 전했다.
400야드를 넘나드는 ‘울트라 장타자’들도 줄줄이 출전한다. 재미 동포 김찬(27)이 선봉에 있다. 올 시즌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2승을 수확해 현재 상금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김찬은 키 188㎝,몸무게 105kg으로 평균 320야드 안팎의 드라이버 샷을 날린다. 일본 투어 평균 비거리 1위(319.88야드)다. 이 비거리는 현재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장타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316.20야드보다 앞서는 거리다. 김찬은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처음 나가게 돼 무척 설렌다”며 “내 특기를 최대한 발휘해 최고의 성적을 올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KPGA 코리안 투어 대표 장타자인 ‘작은거인’ 김홍택(24·AB&I)도 출전해 글로벌 장타자들과 자웅을 겨룬다. 최장 400야드까지 때릴 수 있다는 김홍택은 KPGA 장타서열 1~2위를 다투고 있다. 지난달 27일 카이도시리즈 부산오픈을 제패한 뒤 손목 통증으로 2개 대회에서 잇달아 부진한 성적을 낸 그는 이번 대회에서 다시 부활샷을 선보인다는 각오다.
‘슈퍼루키’ 장이근(24)의 장타력도 확인할 기회다. 지난 주 티업·지스윙 메가오픈 대회를 제패한 그는 이번 대회까지 2주 연속 우승을 넘보고 있다. 당시 대회에서 KPGA 사상 최소타인 28언더파 260타로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골프 역사를 새로 썼다. 장이근은 3번 우드만으로도 300야드 샷이 가능한 파워 히터다. 지난해 아시안투어 시드권자로 이 대회에 출전했지만 컷 탈락했던만큼 대회를 준비하는 각오도 남다르다. 2주 연속 우승과 시즌 3승에 도전하는 장이근은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스윙을 교정해 좋은 경기를 하고 있다. 신한동해오픈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KPGA 코리안투어 2개 대회 연속 우승은 2014년 8월 바이네르파인리즈 오픈과 10월 최경주인비테이셔널을 연달아 제패한 박상현(34.동아제약)이 기록한 게 가장 최근의 일이다. 강성훈(31)은 2013년 10월 최경주 CJ인비테이셔널과 코오롱 제56회 한국오픈을 2주연속 제패하기도 했다. 시즌 3승자는 2007년 김경태(31·신한금융그룹)와 강경남(34·남해건설) 이후 명맥이 끊겼다.
이번 대회는 KPGA 코리안투어와 아시안투어가 공동 주관한다. 양대 투어 대표주자들의 명품 샷 대결도 관전 포인트다. 면면이 화려하다. 신한금융그룹 소속의 김경태와 송영한(26), DGB금융그룹 대구경북오픈 우승자 서형석(20)을 비롯해 유러피언투어 3승의 왕정훈(22), 제네시스 포인트 부문에서 나란히 1위와 2위에 올라있는 이정환(26·PXG)과 이형준(25·JDX멀티스포츠), 제네시스 상금순위 선두 장이근과 2위 최진호(33·현대제철)가 출사표를 던졌다.
아시안투어에서는 지난해 우승자 가간짓 불라(29·인도)를 필두로 아시안투어 상금순위 2위의 데이비드 립스키(29·미국)와 아시안투어 18승의 ‘베테랑’ 타원 위라찬트(51·태국)가 얼굴을 내민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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