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ODM, 동남아·미국서 활로 찾는다

입력 2017-09-11 19:21
'사드' 여파로 중국 관광객 급감하며 수익성 악화

코스맥스
태국에 다섯 번째 해외법인
현지 1위社와 공동개발 협의
인도네시아에선 흑자 전환

한국콜마
미국 펜실베이니아 공장 증설
기초·색조화장품 생산 확대
인수업체 2곳 500억 매출


[ 전예진 기자 ] 중국 시장에 집중하던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국내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회사들이 방향을 돌리고 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여파가 지속되자 새로운 활로 모색에 나선 것이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국내 화장품 ODM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중국을 대체할 시장을 찾기 위해 화장품업계가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 공략 나선 코스맥스

지난해 그룹 매출 1조원을 넘어선 코스맥스는 올해 주요 투자처를 중국에서 동남아로 바꿨다. 지난 6월 태국 방콕에 법인을 설립했다. 중국 상하이와 광저우, 미국, 인도네시아에 이어 다섯 번째 해외 법인이다. 코스맥스는 태국 1위 화장품회사와 손잡고 제품 공동 개발과 공동 마케팅 방안을 협의 중이다. 이 회사는 태국에서 연매출 3500억원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맥스는 우선 현지 공장을 임차해 제품을 생산하고 생산량이 늘어나면 기존 공장을 인수하거나 신규 공장 설립을 검토할 계획이다.

태국과 인접한 미얀마 시장에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은 “올해는 미얀마에 한 개 브랜드로 100억원어치를 수출하는데 내년에는 세 개 브랜드로 200억원 이상 매출이 확실시된다”며 “동남아 시장은 한류에 관심이 많고 K뷰티 열풍으로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코스맥스는 태국과 인도네시아, 두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동남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슬람교도가 대부분인 인도네시아에서는 할랄 인증을 받은 화장품을 생산해 인근 이슬람 국가로 수출하고 불교 국가인 태국에서 생산한 제품은 미얀마 베트남 지역 수요를 충족시킨다는 전략이다.

작년 3월 할랄 인증을 획득한 인도네시아 공장은 올해 흑자 전환했다. 인도네시아 법인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9% 급증했다. 중국 상하이(-37%), 광저우(-27%), 미국(-23%) 시장에서 매출이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로레알, 유니레버 등 글로벌 브랜드 제품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며 “올해 그룹 매출은 1조2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공장 확대하는 한국콜마

한국콜마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화장품 공장을 증설한다. 작년 9월 미국 화장품 ODM회사인 프로세스테크놀로지앤드패키징(PTP)을 인수하면서 미국 시장에 진출한 지 1년 만이다. 1993년 설립된 PTP는 로라메르시에, 시세이도 등에 납품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PTP 인근 부지와 공장을 인수해 기초 및 색조 화장품 생산 설비를 확대할 계획이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BB크림, 선스틱 등으로 유명한 한국콜마의 제품 경쟁력과 PTP의 색조 기술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인종이 다양한 미국 시장에서 맞춤형 화장품으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콜마는 작년부터 북미 시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PTP 인수 당시 한국콜마는 170억원을 투자해 지분 51%를 획득했다. 나머지는 북미 최대 화장품 소싱 전문기업인 웜저가 보유하는 공동 인수 방식이다. 한국콜마는 제품 연구개발과 생산을 맡고 미국 판매 네트워크를 갖춘 웜저에 마케팅과 영업을 맡겼다. 경쟁사인 코스맥스보다 뒤늦게 미국 시장에 뛰어든 만큼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기 위한 전략이다. 작년 11월에는 캐나다 CSR코스메틱솔루션을 인수했다. 93억원을 투자해 지분 85%를 취득했다. 두 회사는 올 상반기 약 500억원의 매출을 기록, 한국콜마의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PTP는 331억원, CSR은 14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중국과 한국 화장품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미국 자회사가 판매 호조를 보이며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며 “새로운 고객사를 확대해 북미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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