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총회 참석 앞두고 '벼락과외'받은 문재인 대통령

입력 2017-09-11 13:20
수정 2017-09-11 13:46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청와대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접견했다. 문 대통령이 오는 18~22일 미국 뉴욕 유엔총회 참석을 앞두고 기조연설 방향이나 각국 정상들과의 북핵공조 방안 등에 대해 반 전 사무총장을 조언을 구하는 차원이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후 반 전 총장과 회동한 것은 지난 6월 2일 이후 두 번째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이날 두분 회동은 대통령의 첫 유엔총회 참석을 앞두고 최근 10년간 유엔의 수장이었던 반 총장의 경험을 직접 듣기 위해 마련됐다”고 말했다.

취임 4개월째를 맞은 문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및 6차 핵실험 등으로 독일에서 선언한 ‘신베를린 선언’을 비롯해 독자적으로 한반도 평화를 구현한다는 ‘운전자론’이 무색해질 만큼 새정부의 대북 외교가 표류하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최근 “미국, 일본, 북한도 외면하는 상황에서 자기 혼자 운전하겠다는 모습이 가만히 보니 레카차에 끌려가는 승용차에서 혼자 운전하는 모습으로 보여진다”고 비아냥 거리기도 했다. 실제로 북한의 6차 핵실험후 대북제재와 압박을 강조하는 미국 일본과 대북 제재에 견해차를 보이는 중국 러시아 등 4강의 틈바구니에서 외교적 묘수를 찾기도 힘든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반 전 총장을 만나 UN참석 외에 4강을 포함 각국 정상들과 북핵공조를 하기 위한 해법 등 폭넓은 의견을 겨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반 전 총장의 활발한 국내외 활동을 평가하면서 “북한 핵실험 등 엄중한 외교·안보 상황 속에서 유엔총회 참석 예정인 만큼 한반도 문제 및 글로벌 현안 해결 등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자 한다”고 말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반 전 총장은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이 이번 유엔총회 참석을 통해 많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며 “유엔 사무총장 재직 경험이 국익 증진에 도움이 되도록 관심을 갖고 지원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