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운반차 부품·공구 운반…스스로 충전까지
오랜 역사 지닌 공장, 신기술 가장 먼저 도입
36년 넘게 무분규 지속
지난 7일 일본 도쿄 인근의 요코스카에 위치한 닛산자동차 오파마 공장. 형형색색의 조명과 각종 경고음이 내부를 가득 채웠다. 그 사이로 부품을 실은 ‘무인운반차(AGV·Auto Guided Vehicle)’가 쉴 새 없이 드나들었다.
“오파마 공장은 닛산 내부에서 AGV가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2005년 생산라인에 도입한 뒤 효율성이 약 15% 높아졌죠.” (회사 관계자)
1961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오파마 공장은 일본 최초의 자동차 공장이다. 연면적 169만9900㎡ 규모로 순수 전기차인 리프와 소형차 노트, 큐브 등을 생산하고 있다. 연간 생산역량은 24만 대다. 또한 종합연구소와 주행시험장, 전용부두를 갖추고 있다.
이날 둘러본 오파마 공장은 역사가 오래됐음에도 최첨단 설비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바닥에 쭉 그어진 흰 줄을 따라 AGV가 흡음재 등 여러 부품을 작업자에게 실어 날랐다.
“AGV가 차량 생산에 필요한 모든 부품 및 공구를 전달합니다. 과거에는 일일이 움직여야 했죠. 작업자는 가만히 서 있으면 돼 불필요한 동선이 줄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작업 수준과 품질도 높아졌습니다.”
현재 오파마 공장에는 500여 대의 AGV가 운영 중이다. 계열사인 아이치공업이 제작을 맡았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완전 충전까지 15분 정도가 걸린다. 수명은 평균 8년이다.
실제 AGV는 공장 안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었다. 각종 공구부터 보닛, 문짝, 대시보드 등을 싣고 공장 내외부를 분주히 오갔다. 또 빈 박스를 수거하고 배터리가 떨어지면 스스로 충전할 시간을 갖는다.
“AGV 메카니즘을 활용하면 필요한 부품을 고르는 과정에도 도입이 가능합니다. 앞으로는 물류분야 등에 AGV를 적용해 그 효과를 끌어올릴 계획이죠. 또 운송을 첨단화하는 데 힘쓸 것입니다.”
이러한 오파마 공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또 다른 동력은 노사 화합이다. 중요한 사항은 노사 합의를 거쳐 결정하기에 파업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는 게 공장 측 설명이다.
“제가 1982년 입사한 이후 단 한 번도 파업을 한 적이 없습니다. 많은 협의 과정을 거치는 만큼 노사 관계가 아주 좋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타카하시 토오루 닛산 오파마 공장장)
노사 화합과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오파마 공장은 새로운 시도를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곳은 다양한 신기술이 가장 먼저 도입되는 곳이자 전문인력 양성 등을 담당하고 있다.
또 닛산 미래의 핵심으로 불리는 전기차 리프 양산도 맡고 있다. 현재 신형 리프는 오파마 공장의 하루 평균 생산량인 900대 중 약 15.5%(140대)를 차지한다.
“신형 리프는 이제 막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그 비중이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고객 요구에 맞춰 가장 빨리 차량을 전달하는 우리의 사명을 지켜나갈 것입니다.”
닛산은 지난 6일 신형 리프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 바 있다. 1회 충전 시 달릴 수 있는 주행가능 거리는 유럽 기준으로 최대 380㎞다. 본격적인 판매는 내달 2일 일본 현지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확대될 계획이다.
도쿄=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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