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대게 자원 보호에 모두 동참해야

입력 2017-09-1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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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는 예로부터 임금님께 진상하던 물목이었다. 조선 초 대게 맛에 반한 임금이 코와 입가에 대게살을 묻히며 먹는 모습을 본 신하들이 자태가 흉측하다 하여 한동안 수라상에 올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 맛을 잊지 못한 임금이 그것을 다시 잡아 오라고 하자 신하들이 동해 영덕군 죽도에서 어부가 잡은 것을 찾아 진상토록 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으니 대게는 우리 민족과 오랜 인연을 가진 해산물이라 할 것이다.

서민들이 대게를 맛볼 수 있게 된 건 현대식 어법과 교통이 발달한 이후다. 1930년 발간된 ‘조선의 수산(조선수산회)’에 따르면 1928년 수출된 조선 수산물의 6할이 게 통조림이었다고 하니 동해에서 얼마나 많은 대게가 잡혔는지 짐작할 수 있다.

국내 대게 어획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2007년 4100여t이던 것이 2016년에는 1600여t으로 10년 사이 3분의 1로 급감했다. 서민들이 쉽게 맛볼 수 없는 ‘금대게’가 돼 버린 지 오래다.

동해 대게가 사라지는 것은 지나친 포획, 특히 알을 낳는 암컷 대게(빵게)와 어린 대게의 남획이 중요한 요인일 것이다. 수산자원관리법에서는 6~11월을 금어기로 정하고, 암컷 대게와 등껍질 폭 9㎝ 이하 어린 대게는 잡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 포획이 금지된 대게를 몰래 잡아 은밀하게 유통하고 있다.

해양경찰은 대게 불법어업을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수요가 남아 있는 한 불법어업은 근절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국민이 유통이 금지된 대게를 알아보고 아예 사지 않는 관심과 지혜가 절실하다.

김용진 < 동해해양경찰서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