뮬러 UC버클리 교수, 바른정당 토론회서
환경운동가의 원전 찬성 과정 그린 다큐
[ 배정철 기자 ] 핵 에너지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자 원전 옹호론자인 리처드 뮬러 미국 UC버클리 교수(사진)는 8일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판도라의 약속’이란 영화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뮬러 교수는 이날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사용후핵연료 딜레마에서 탈출하라’는 토론회에 참석해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환상을 현실적으로 직시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판도라의 약속’은 2013년 선댄스영화제 상영작으로 원전에 반대하던 환경운동가들이 원전 찬성론자로 바뀌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014년 원전 홍보를 위해 이 영화의 판권을 사들였다.
원전의 위험성을 부각시킨 한국 영화 ‘판도라’와는 정반대 내용이다. 지난해 개봉된 판도라는 예기치 않은 지진으로 원전이 폭발해 대재난을 맞는다는 줄거리를 담고 있다. 문 대통령이 이 영화를 보고 감동했다고 해서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뮬러 교수는 “판도라의 약속이라는 영화에서는 유명한 환경론자들이 나와 왜 그들이 탈원전에 섰는지를 보여주고,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이 사람들이 어떻게 입장이 바뀌었는지를 보여준다”며 “지난 30년 동안 원전의 안전성은 급격히 향상됐다”고 주장했다. 또 “원전은 지구 온난화를 해결할 뿐 아니라 대기오염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뮬러 교수는 지난 7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특강에서도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이후 일본과 독일 프랑스 한국 등에서 원자력발전을 줄이거나 탈원전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후쿠시마 사고로 인한 공포심은 과장된 측면이 많다”며 “폐기물만 잘 처리하면 원자력은 안전하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개회사에서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낮은 전기료로 고품질의 전력을 공급하게 된 것은 원자력발전 덕분”이라며 “탈원전은 미래 후손들의 삶을 낭떠러지로 추락시키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