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근 공공택지 '태부족'
2019년부터 '택지난' 현실화 우려
화성·파주 등 서울서 먼 5개 지역이 65%
"2~3년 뒤 택지 공급 감소 후폭풍 올 것"
[ 김진수/조수영 기자 ]
정부는 ‘8·2 부동산 대책’에서 51만9000가구(임대 제외하면 37만9000가구)를 공급할 수 있는 공공택지를 수도권 내에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도권 내 8년치의 공공택지 수요에 해당하는 물량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나 구체적인 지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본지 확인 결과 부동산가격 상승의 진원지인 서울과 서울 인접지역 수요를 대체할 수 있는 택지 물량은 전체의 10분의 1(5만3000여 가구)에 불과했다. 지난해까지 공급된 택지의 입주가 마무리되는 2019년부터 ‘택지난’이 현실화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주변 택지 부족 심각
국토교통부는 수도권 내 공공택지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 앞으로 주택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지역별로 편중이 심해 안정적인 주택 공급이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LH(한국토지주택공사) SH공사 등이 보유한 서울 택지에서 공급이 가능한 물량은 1만6000가구 정도다. SH공사는 고덕강일지구에서 최대 7000여 가구, 구로 항동지구에서도 3000여 가구를 공급할 수 있다. LH는 수서(SRT)역세권에서 2800여 가구, 중랑구 양원지구에서 3100여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서울 강남과 인접한 지역 택지에서 공급이 가능한 물량은 과천(1만3000가구), 하남(1만 가구), 성남(1만4000가구) 등 모두 3만7000여 가구다.
과천에는 공공주택지구(옛 보금자리)인 지식정보타운(8000여 가구)과 기업형 임대공급 촉진지구인 주암지구(5000가구) 등이 있다. 하남에는 공공주택지구인 감일지구(1만 가구), 성남에는 금광지구(5000가구)에 공공이 확보한 물량이 있다. 이들 지역은 서울과 경계를 접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입지가 좋다는 평가다. 하지만 사업지별로 실시계획·보상·택지 조성 등 사업 단계가 제각각이다. 당장 내년에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은 많지 않다는 게 업계의 추정이다.
◆수도권 외곽에 택지 집중
나머지 90% 공공택지는 서울 대체지 역할을 하기 어려운 곳에 자리잡고 있다. 특히 인천 양주 파주 화성 평택 등 5개 시의 비율이 전체 물량의 65%에 달한다. 이 중 양주 파주 화성 평택 등 4곳은 서울과 거리가 상대적으로 떨어져 있으면서 주택 공급 과잉 우려가 있는 곳이다.
인천의 경우 검단신도시(7만여 가구) 송도국제도시 등에서 10만 가구 분의 공공택지가 있다. 화성에선 동탄2신도시(3만5000가구), 송산그린시티(4만7000가구) 등지에 매각하지 않은 택지가 많다. 평택은 고덕국제도시(4만8000가구), 양주는 양주신도시(5만 가구) 등에 택지가 몰려 있다.
공급 과잉, 수요 부족 등으로 장기간 사업 추진이 지연된 신도시가 많다. 검단신도시 양주신도시 등은 사업 추진이 10년을 넘기면서 규모가 축소되거나 분양성이 낮아 택지 공급이 늦춰지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마케팅담당 임원은 “공공기관이 대규모로 확보한 공공택지는 대부분 수도권 외곽에 분포한 게 문제”라며 “서울 접근성이 좋은 지역에 적정 수준의 택지가 당분간 공급돼야 서울 집중 현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2016~2018년 입주 물량이 많은 점이 수급 착시 현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주택 수급 문제가 없는 것으로 비쳐지기도 하지만 앞으로 안정적인 택지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2019년부터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 중견건설업체 대표는 “직장 접근성이나 교육 등의 문제로 서울로 몰려들려는 수요는 여전히 많다”며 “택지를 꾸준히 안정적으로 공급하지 않으면 2~3년 뒤 공급 감소의 후폭풍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진수/조수영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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