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화학·중국 대형주… 하반기 ETF 투자 '대세'

입력 2017-09-07 17:53
최근 3개월 수익률 17~35%…상위권 휩쓸어

KINDEX 중국본토CSI300
TIGER 차이나CSI300
최근 3개월 수익률 35% 넘어

글로벌 경기회복에 구리값 상승
'TIGER 구리실물' 수익률 25%


[ 나수지 기자 ] 올 상반기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상품은 정보기술(IT)과 금융업종 지수를 추종하는 ETF였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IT·금융주 랠리’가 상반기까지 지속됐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선보인 ‘TIGER200IT레버리지’는 연초 이후 70%에 가까운 수익을 내며 투자자의 관심을 끌었다.

하반기 들어 ETF 수익률 상위권에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 3개월로 시계를 좁히면 중국 대형주, 구리, 화학업종 지수를 따라가는 ETF가 돋보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들 ETF의 상승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수익률 상위에 中 ETF 대거 ‘포진’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3개월(6일 기준) 동안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ETF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내놓은 ‘KINDEX 중국본토CSI300레버리지’였다. 석 달간 35.41%의 수익을 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차이나CSI300레버리지’(35.20%)가 뒤를 이었다. 두 상품 모두 중국 상하이와 선전 대형 우량주로 구성된 CSI300지수의 하루 상승폭 두 배를 추종하도록 설계된 ETF다.

ETF는 특정 지수와 자산의 움직임을 추종하도록 설계된 인덱스펀드의 한 종류다. 증시에 상장돼 있어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다.


최근 3개월 수익률 기준 상위 10개 가운데 6개는 중국 증시 관련 ETF가 차지했다. ‘KBSTAR 중국본토대형주CSI100’(최근 3개월 수익률 19.30%) ‘TIGER 차이나CSI300’(18.30%) ‘KINDEX 중국본토CSI300’(18.09%) ‘KODEX 중국본토A50’(17.75%) 등이 이름을 올렸다. 중국 증시의 대형주 상승폭을 추종한다는 게 이들 ETF의 공통점이다. 에너지 금융 등 국영기업 중심의 대형주가 주로 상장해 있는 상하이지수는 6월 이후 3개월간 8.2% 올랐다.

중국의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과 국영기업 개혁에 대한 기대가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글로벌 투자은행의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는 1년 전 6.2%에서 최근 6.7%까지 상향 조정됐다”며 “철강 기계 비철금속 등 대형주가 포진한 업종의 이익 개선세가 이어지며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대형주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철 NH투자증권 해외상품부 책임연구원은 “중국 중소형주는 실적 개선세가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며 “업종 주도주 등 대형주 중심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리·화학 업종도 ‘주목’

중국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 회복에 힘입어 구리 가격도 상승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구리실물은 최근 3개월 기준 25.93%의 수익률을 거뒀다. 구리는 세계경기의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는 의미에서 ‘구리 박사’로 불린다. 자동차 선박 전자제품 등 다양한 제품에 사용되는 필수 산업재기 때문이다. 중국이 세계 최대 구리 소비시장으로 떠오른 이후 중국 경기와의 연관성이 더욱 커졌다.

구리값은 완만한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 세계 최대 구리광산인 칠레 에스콘디나 광산 파업이 길어지면서 공급 감소로 구리값이 급등했다”며 “하반기에는 대규모 공급 감소가 예상되지는 않지만 신흥국 경기 회복으로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화학업종의 단기 상승세도 돋보였다. ‘TIGER 200에너지화학레버리지’(18.18%) ‘TIGER 화학’(14.23%) ‘KODEX 에너지화학’(12.55%) 등이 최근 3개월 동안 높은 수익을 냈다. 강동진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허리케인 하비로 피해를 입은 미국의 걸프 해안 지역은 미국의 에너지 정유 화학 기업이 밀집한 곳”이라며 “대부분 화학제품의 공급이 당분간 줄어 에너지 업체의 하반기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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