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GS건설] 에코·AI 앞세운 GS건설…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수주 '자신만만'

입력 2017-09-07 17:17
[ 이정선 기자 ]
오는 27일 대한민국 주택시장의 최강자가 가려진다.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재건축 사업 시공사가 결정되는 날이다. 총 공사비만 2조6000억원에 이르는 역대 최대 규모의 재건축 사업을 수행하려면 브랜드 파워, 시공능력, 자금력 등에서 최고 수준을 갖추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GS건설이 여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반포주공1단지 수주를 총괄하고 있는 조재호 GS건설 도시정비담당 전무는 “수주 준비 기간만 3년을 거쳤고 일찌감치 1500억원에 이르는 입찰보증금을 마련하는 등 모든 준비를 끝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도 뒤늦게 수주 의사를 밝히면서 자존심을 내건 한판 승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초미세먼지도 걸러내는 청정 환경 구축

반포주공 1단지(1·2·4주구)는 1973년 지은 저층아파트 단지다. 이번 재건축 사업을 통해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5388가구(전용 59~212㎡)로 탈바꿈한다.

GS건설은 반포주공1단지 명칭을 ‘자이 프레지던스(Xi Presidence)’로 지을 계획이다. 프레지던스는 리더(president)와 저택(residence), 자신감(confidence) 등을 합친 말이다. ‘리더의 품격에 어울리는 최상의 단지’라는 의미를 담았다는 것이 GS건설의 설명이다.

GS건설이 가장 역점을 둔 것은 국내 최고 수준의 청정 주거환경이다. 이곳에 국내 최초 H14급 헤파 필터를 적용한 ‘중앙공급 공기정화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H14급 헤파필터는 0.3㎛ 이상의 미세먼지를 99.995% 제거하는 최고의 공기 청정 시스템으로 평가받는다. 이제까지의 최고 기술인 H13급(0.3㎛ 이상의 미세먼지를 99.5% 제거)을 훨씬 뛰어넘어 ‘초미세 먼지’도 걸러주는 반도체 클린룸 수준이다. LCD나 반도체 공장에서 볼 수 있는 ‘에어 샤워룸’까지 갖춘다.

국내 최초로 중앙공급 공기정화시스템도 적용할 방침이다. 창문을 완전히 닫고 생활해도 1년 내내 쾌적한 공기를 마시며 조리 때 환기까지 완벽하게 처리한다. 청소 또한 중앙집진 진공 방식으로 방안의 먼지를 외부로 배출해 해결한다. 조 전무는 “에어컨, 공기청정기, 레인지후드, 진공청소기 등의 가전제품이 필요 없는 미래형 주거 환경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와 제휴 … 최초의 인공지능 아파트

GS건설은 카카오와 협업해 인공지능(AI) 아파트를 계획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각종 기기를 제어하는 기존의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넘어 음성인식 및 대화형 시스템으로 각종 기기를 제어하게 된다. 또 사용자의 사용 패턴에 따라 빅데이터를 수집해 스스로 학습하고 동작함으로써 사용자의 생활을 돕게 된다.

카카오의 AI 스피커는 대화형 알고리즘을 탑재해 친구나 비서에게 대화하는 형태로 각종 생활정보 알림지원, 검색 기능을 제공하는 홈비서 역할을 수행한다. 또 카카오페이를 통한 원터치 아파트 관리비 결제, 카카오톡을 통한 대화형 제어 등 카카오가 제공하는 여러 서비스와 홈네트워크가 연계될 전망이다. GS건설은 “업계 최초로 13.3인치의 대형 LCD 화면에 스마트폰과 동일한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최첨단 월패드와 인공지능 스피커가 접목된 ‘인공지능 IoT 스마트홈 시스템’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공사를 수주하기도 전에 이미 자금조달계획을 마무리했다는 점이다. GS건설은 KB국민은행과 8조7000억원에 이르는 자금조달 협약을 맺었다. 수주도 하기 전에 건설사가 자금조달 계획을 마무리 지은 것은 국내 재건축 수주에서는 유례가 없던 일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은 사업성이 뛰어나 시중은행이 적극적으로 GS건설에 제안서를 냈다”며 “GS건설이 자금조달계획을 마무리 지음에 따라 사업 구도를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GS건설은 이번 수주를 통해 서초 반포시대의 서막을 연 반포자이를 뛰어넘는 자이(Xi)의 대표 아파트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아파트가 아닌 작품’을 만들어 세계적인 건축물로 조성하겠다는 것이 설계 콘셉트다.

이를 위해 GS건설은 세계적인 건축디자인 회사인 SMDP와 협약을 맺고 외관 디자인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SMDP는 미국 시카고 포드햄스파이어, 두바이 라군 빌딩 등 세계적인 랜드마크뿐 아니라 국내에서 경기 고양시 킨텍스를 디자인해 유명한 세계 정상의 건축 디자인 업체다. 지난 7월에는 SMDP 수석디자인 겸 최고경영자(CEO)인 스콧 사버가 직접 반포주공1단지를 찾아 디자인을 진두지휘할 정도로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디자인뿐 아니라 조경도 세계적인 수준에 맞추겠다는 것이 GS건설의 의지다. 반포지구 조경은 타이거우즈 두바이, 월크 디즈디즈니 월드 포시즌스 리조트, 두바이 오페라하우스의 조경을 책임진 EDSA가 맡는다.

우무현 GS건설 건축부문 대표는 ”디자인은 물론 주거환경까지 업계를 선도하는 제안을 통해 단순한 아파트가 아니라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프리미엄 아파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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