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없다더니…강릉 10대 폭행사건, 경찰 부실수사 논란

입력 2017-09-07 08:25
강릉 10대 집단 폭행 사건에 대한 경찰의 부실·뒷북수사가 논란이 되고 있다.

경찰은 사건 발생 두 달이 지나서야 폭행 가담 청소년 중 1명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고, 핵심 증거인 폭행 동영상은 피해자 가족이 공개하기 전까지 존재조차 몰랐다.

강원 강릉경찰서는 또래 소녀를 집단 폭행한 A(17)양 등 가해자 6명에 대한 조사를 지난 5일 모두 마치고 신병 처리를 검토 중이라고 7일 밝혔다. A양 등 가해자 6명이 친구인 B(17)양을 지난 7월 17일 오전 1시께 강릉 경포 해변에서 주먹과 발로 무차별 폭행한 지 두 달여 만에 가해자 조사가 마무리된 셈이다.

경찰은 지난달 20일까지 한 달여 간 가해자 중 5명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나머지 공범인 C(17)양은 아르바이트 등을 이유로 출석에 불응해 조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의 여파로 이번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사자 부랴부랴 나머지 공범인 C양을 지난 5일 임의 동행해 조사했다.

더욱이 지난 5일 폭행 동영상이 피해자 가족을 통해 인터넷 등에 공개되기 전까지 경찰은 가해 청소년들의 자취방에서 촬영된 폭행 동영상의 존재를 파악하지 못했다.

이 사건이 불거진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가해자들이 폭행 장면을 영상 통화로 생중계했다는 소문까지 나돌았지만, 경찰은 "그런 동영상은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경찰은 지난 5일 피해자 가족에게서 폭행 동영상을 제출받고서야 뒤늦게 분석 작업에 나섰다.

경찰은 "사건 수사 초기만 해도 피해 청소년의 얼굴 사진 2장과 전치 2주 진단서가 제출됐을 뿐 동영상의 존재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며 "뒤늦게라도 동영상을 확보한 만큼 가해 청소년들의 범행 가담 정도 등을 면밀하게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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