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피리' '아이다'…오페라 명작 몰려온다

입력 2017-09-06 19:17
가을 달구는 광주·대구 오페라 대향연

영상예술과 결합한 '마술피리' 내달 20~22일 광주서 공연
내달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리골레토' '박쥐' 등 10편 무대에


[ 김희경 기자 ]
올가을 지방에서 굵직한 오페라 공연이 펼쳐진다. 광주광역시에서는 독일 명문 오페라단 ‘코미셰오퍼베를린(KOB)’이 자체 제작한 오페라 ‘마술피리’를 선보인다. 대구광역시에선 ‘리골레토’ ‘일 트리티코’ ‘박쥐’ 등이 ‘15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무대에 오른다. 이 축제에는 베를린도이치오페라극장, 대만국립교향악단 등 해외 유명 단체가 대거 참여한다.

◆애니메이션 접목한 ‘마술피리’

KOB 오페라 ‘마술피리’는 다음달 20~22일 사흘간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다. 1892년 창단된 KOB는 베를린 3대 오페라극장 중 하나다. 독일에서 가장 실험적인 오페라를 만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필립 브뢰킹 KOB 오페라감독은 지난 5일 서울 주한독일문화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방문했을 때 현대적인 음향과 시설을 보고 우리 공연에 매우 적합하다고 생각했다”며 “객석과 오케스트라석, 무대가 구분되지 않은 극장1에서 공연하면 마술피리가 어떤 모습으로 구현될지 벌써 기대된다”고 말했다.

모차르트 대표 오페라인 이 작품은 타미노 왕자와 파미노 공주의 사랑과 모험을 담았다. ‘마법’이 주요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환상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KOB는 새로운 형식을 고안해냈다. 애니메이션 영상과 오페라를 결합하는 것이 핵심. 무대에 큰 벽을 세우고 이 벽에 애니메이션 영상을 비춰 무대배경을 꾸민다. 2012년 초연 이후 세계 18개 도시 주요 공연장에 올랐으며 27만5000여 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이번 공연에선 KOB 소속 성악가들이 참가한다. 연주는 한국의 코리아쿱오케스트라가 맡는다. 브뢰킹 감독은 “강한 이미지와 시적인 연출은 작품 본질을 잘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이를 통해 감정의 연결선을 더 잘 드러내겠다”고 말했다.

◆죽음과 인간 주제의 대구오페라축제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다음달 12일부터 11월12일까지 한 달여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다. 메인 오페라 4편, 콘서트 형식의 오페라 콘체르탄테 2편, 소극장 오페라 4편 등 총 10편에 이르는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다.

메인 작품에선 죽음의 의미를 살펴본다. 최상무 예술총감독은 6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죽음은 예술과 인문학에서 중요한 화두”라며 “4편의 메인 오페라에서 이를 재해석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개막작은 다음달 12~13일 열리는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다. 독일 연출가 헨드릭 뮐러,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가 각각 연출과 지휘를 담당한다. 리골레토 역은 바리톤 한명원과 피에로 테라노바가, 질다 역은 소프라노 강혜정과 이윤정이 맡았다. 10월26, 28일 무대에 오르는 ‘일 트리티코’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대만국립교향악단과 함께 제작했다. 지난 7월 대만국립극장에서 세 차례 무대에 올라 호평받았다. 이 밖에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자체 제작한 ‘아이다’와 조성룡 작곡의 창작오페라 ‘능소화 하늘꽃’도 화려하게 무대를 장식한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베를린도이치오페라극장, 오스트리아 뫼르비슈 오페레타 페스티벌과 콘체르탄테를 선보인다. 바그너의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박쥐’를 함께 만들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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