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수수료 올려 받은 한국투자증권

입력 2017-09-05 17:36
펄어비스·샘코 공모로 20억여원 추가 수입

한투 "주관사 기여도 인정받아"


[ 이고운 기자 ] 한국투자증권이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예비 상장회사들로부터 당초 예상보다 비싼 수수료를 받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게임 개발회사 펄어비스로부터 성과보수 개념으로 두 배 가까이 많은 수수료를 받기로 하는가 하면 희망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공모가를 확정한 고객사의 수수료율도 상향 조정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일 금감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펄어비스로부터 공모금액(1854억원)의 3%에 해당하는 금액을 상장 대표주관 수수료로 받기로 확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8월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펄어비스에 대한 기업공개(IPO) 수수료율을 1.7%로 책정했으나 이번에 상향 조정했다. 수수료율이 높게 조정되면서 한국투자증권은 단독 대표주관 대가로 55억6200만원을 받게 됐다. 앞서 밝힌 금액(31억5180만원)보다 76.5% 많다.

펄어비스 공모주는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62.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펄어비스가 개발한 온라인 게임 ‘검은 사막’의 인기에 비해 부진한 성적이라는 평가다. 이런 결과에도 펄어비스와 한국투자증권은 공모가를 희망가격 범위(8만~10만3000원) 최고가로 결정했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IPO 과정에서 한국투자증권이 주관사로서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해 수수료를 인상해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펄어비스는 6일까지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받고 오는 14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수요예측 실패로 공모가를 당초 희망수준보다 낮춰 잡은 예비 상장기업의 수수료율도 올리기로 했다. 항공기 도어시스템 제조회사인 샘코는 수요예측 경쟁률이 19.26 대 1에 그치며 희망공모가 범위(1만4000~1만8000원) 하단보다 낮은 1만1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고 5일 공시했다.

하지만 수수료율은 오히려 4%에서 5%로 올라갔다. 그 결과 희망가격 최하단으로 공모가를 결정하고 원래 수수료율을 적용했을 경우(6억여원)보다 4000여만원이 늘어난 수수료를 챙기게 됐다. 공모가를 낮추면 공모금액이 감소하고, 공모금액에 비례해서 받는 수수료 역시 줄어들게 되자 이를 보전하기 위해 수수료율을 올린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상장에 나선 공모기업들은 수요예측에서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고객사와 투자자 이해에 반하는 수수료율과 공모가격을 책정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기업의 환율관리 필수 아이템! 실시간 환율/금융서비스 한경Money
[ 무료 주식 카톡방 ] 국내 최초, 카톡방 신청자수 33만명 돌파 < 업계 최대 카톡방 > --> 카톡방 입장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