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현대·GS건설 2개사 입찰
사상 최대 재건축 사업인 서울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공동사업시행자 선정 입찰이 4일 오후 마감됐다. 이날 조합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GS건설 등 2곳의 건설사가 입찰제안서를 냈다. 삼성물산을 제외한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가 모두 수주전에 뛰어들 것이란 예상과 달리 입찰 흥행엔 실패했다. 다만 일반경쟁 방식이어서 최소 2곳의 건설사만 참여해도 유찰되지는 않는다.
◆‘매머드급 재건축’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은 기존 5~6층 2120가구를 35층 5388가구의 매머드급 단지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이다. 공사비만 2조6400억원을 웃돌아 재건축 역대 최대어로 꼽힌다.
이 단지는 조합과 시공사가 함께 시행사로 나서는 공동사업시행 방식으로 사업이 추진된다. 내년 부활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서다. 공동사업시행방식은 시공사 선정을 사업시행인가 이전으로 앞당길 수 있어 인허가 과정에 건설사의 전문성을 활용해 사업 속도를 올릴 수 있다. 조합은 연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해간다는 계획이다.
선정된 시공사는 조합의 재건축 이익을 나눠갖지만 미분양 부담을 함께 짊어져야 하고 공사기간 연장과 금리 변동 등에 따른 리스크를 부담해야 한다. 반포주공1단지의 경우 입찰 보증금만 1500억원에 달한다. 건설업계에서는 삼성물산 등 다수 건설사들이 이 같은 방식에선 사업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불참을 결정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사업 추진이 늦어지면서 건설사들도 기피하는 공동사업시행 방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메이저 건설사들이 대거 불참했다”며 “여러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하는 것보다 조합에 불리한 입찰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무조건 이겨야”…현대 vs GS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은 수주를 위해 ‘올인’하는 분위기다. 강남에서 희소한 대단지 재건축 사업을 따내면 회사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데다 다른 정비사업 수주전에서도 입지를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GS건설이 유력해 보이던 수주전은 최근 현대건설이 ‘강공’으로 전환하면서 구도가 2파전으로 바뀌었다. 현대건설은 반포 입성을 통해 ‘한강변 랜드마크가 없다’는 약점을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경쟁사인 GS건설의 두 배에 가까운 홍보인력을 투입하는 등 조합원 표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건설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건 재무건전성이다. 한국신용평가 기준 신용등급이 ‘AA-’로 건설사 가운데 최상위권이고 부채비율(180%)은 가장 낮다. 공사비를 제외하고 1조7000억원에 달하는 사업비와 조합원 이주비용, 중도금 대출에 대한 시공사 보증까지 천문학적 비용을 무리 없이 감당할 수 있어 성공적인 공동사업시행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자사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도입하고 세계적인 설계회사 HKS에 설계를 맡겨 고품격 주거단지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GS건설은 반포가 ‘텃밭’이다. ‘반포자이’와 ‘신반포자이’에 이어 최근엔 ‘신반포센트럴자이’까지 반포 일대서 명품 아파트를 잇따라 선보였다. 이 회사의 아파트 브랜드인 ‘자이’가 최근 소비자 선호 브랜드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으로 강남 재건축 사업을 통해 이미지를 제고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엔 KB국민은행과 8조7000억원 규모의 금융협약을 체결했다. 자금 조달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서다. 시공사 선정시 정비사업비(1조7000억원)와 조합원 이주비(3조8000억원), 일반분양 중도금(3조2000억원) 등 금융비용을 모두 조달받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재건축 사업에서 시공사 선정 전에 이처럼 이주비와 중도금 대출을 진행할 시중은행을 정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사업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GS건설은 이번 수주를 위해 ‘강남 알짜’로 평가받던 서초 신동아아파트 수주전에서도 빠졌다.
단지 외관 디자인은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건축디자인 회사 SMDP가 진행한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 겸 수석 디자이너인 스콧 사버가 직접 현장 사무소를 찾기도 했다. 조경은 해외 유명 업체인 EDSA가 맡는다.
시공사는 오는 28일 조합 총회를 통해 선정된다. 전면전이 치러지는 만큼 수주에 실패하는 회사가 입게되는 손실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입찰에 참여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마케팅 비용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들어갔다”며 “매몰비용은 차치하더라도 총력전에서 졌다는 이미지가 향후 정비사업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
기업의 환율관리 필수 아이템! 실시간 환율/금융서비스 한경Money
[ 무료 카카오톡 채팅방 ] 국내 최초, 카톡방 신청자수 32만명 돌파 < 업계 최대 카톡방 > --> 카톡방 입장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