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 재테크 양대 '핫 이슈'… 인도 펀드와 브라질 국채

입력 2017-09-03 19:35
오랜만에 브릭스 부활 움직임 주목
중국 제친 인도 경제성장률 7%대
중장기 브라질 국채투자 매력 높아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매년 여름 휴가철이 끝나면 증시를 포함한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굵직굵직한 사건이 많이 일어난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장기간 휴가에서 돌아온 시장 참가자가 새롭게 포트폴리오를 짜는 과정에서 많은 변화를 모색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오랜만에 브릭스의 부활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지난 1년 동안 러시아 주가 상승률은 최상위권에 속한 데다 국채도 연 7~8%의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루블화 가치도 크게 안정됐다. 중국도 경기와 주가, 그리고 위안화 가치가 동시에 상승하는 ‘트리플 강세’ 현상이 재현돼 뒤늦게 주목을 끌고 있다.

가장 주목해야 할 국가는 인도다. 2014년 5월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출범한 이후 인도 펀드 수익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가장 큰 요인은 ‘모디노믹스(모디 정부의 경제정책)’의 성공이다. 모디노믹스 추진 이후 지난 3년 동안 인도 경제 성장률은 연평균 7%대를 기록하며 6% 후반대로 떨어진 중국을 제쳤다.

모디노믹스는 ‘단계별 성공 방식’을 취하고 있다. 첫 단계는 ‘구자라트 성장 모델’의 재현이다. 이 모델은 세 가지 핵심 내용으로 요약된다. 경제정책 운용 틀은 민간의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 산업정책은 제조업을 부활시키는 데 우선순위를 두되, 대외정책은 외국 기업을 유치해 인도 경제의 한계를 보완시켜 나간다는 전략이다.

첫 단계 성공에 자신감을 얻는 모디 정부는 작년 하반기부터 인도 경제의 고질병을 치유하는 두 번째 단계를 추진하고 있다. 당초 우려와 달리 기득권의 부정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단행한 급진적인 화폐개혁은 의도한 대로 마무리됐다. 올해 7월부터는 29개 주마다 달랐던 ‘상품서비스세제(GST)’를 단일화했다. 획기적인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인도 경제의 성장 잠재력은 그 어느 국가보다 크다. 유엔 등은 앞으로 3년 이내에 인도 인구가 중국을 초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연령도 25세(중국 37세, 한국 47세) 전후로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요구하는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인구 구조를 갖고 있다. 대부분 예측기관은 2020년까지 7~8%대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서 벗어난 것을 계기로 브라질 국채투자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마이너스 국면에서 허덕이던 경제 성장률도 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플러스 국면으로 돌아섰다. 내년에는 2%대까지 회복 가능하다는 것이 예측기관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브라질 국채투자의 최대 장애 요인인 디폴트 발생 가능성을 대내 4개(경제 성장률·소비자물가 상승률·재정수지·정부 부채), 대외 6개(경상수지·단기 외채·외환보유액·수입보전월수·대외자금 조달액·장기균형 환율과 괴리) 등 10개 항목을 토대로 평가해 보면 브라질은 다른 원자재 수출국에 비해 디폴트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게 나온다.

가장 위험도가 큰 국가는 모든 평가항목에서 적신호가 켜진 베네수엘라, 가장 낮게 나오는 국가는 경상수지 한 개 항목만 적신호를 보인 콜롬비아다. 국면전환모형으로 브라질 위기 재현 가능성을 추정해 보면 20% 밑으로 낮게 나온다. 국면전환모형이란 환율에 내재된 절상, 절하, 위기구간 정보를 확률값으로 추출해 위기 가능성을 판단하는 방식을 말한다.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10대 평가항목별로 재정수지, 정부 부채 등 대부분 ‘대내’ 항목이 다른 원자재 수출국에 비해 여전히 취약하다. 만성적인 집권층의 부정부패와 함께 앞으로 브라질 정부가 풀어가야 할 숙제다. 이 때문에 브라질은 지금보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느냐에 따라 추가적인 국채투자 매력도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궁금해하는 헤알화 가치(한국 원화 대비)는 테메르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리면서 헤알당 330원까지 떨어졌다가 이달 들어 360원 내외까지 회복되고 있다. 국내 예측기관이 내놓은 원·달러 환율 예상치와 글로벌 투자은행이 내놓은 헤알·달러 환율 예상치를 재정거래 방식으로 원·헤알 환율을 추정해보면 400원대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온다. 시간은 걸린다.

최근 들어 선진국은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모든 자산시장에서 거품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우리 내부적으로는 지정학적 위험이 좀처럼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증시는 외국인 자금 이탈로 ‘대세 상승론’이, 현 정부의 강력한 대책으로 부동산 경기가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이럴 때 ‘인도 펀드’와 ‘브라질 국채’는 좋은 재테크 대안이 될 수 있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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