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밤 '관현악의 정수' 들려준다

입력 2017-09-03 17:36
'한경 가을음악회' 12일 롯데콘서트홀서

드보르자크 '첼로협주곡', 베토벤 '교향곡7번'


[ 김희경 기자 ]
깊어가는 가을밤을 화려하게 수놓을 명곡의 향연이 펼쳐진다. 한국경제신문 창간 53주년을 맞아 펼쳐지는 ‘한경 가을음악회-에센스 오브 오케스트라’에서다.

마에스트로 금난새가 이끄는 한경필하모닉은 오는 1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드보르자크의 ‘첼로 협주곡 b단조’와 베토벤의 ‘교향곡 7번’을 선보인다. 가을에 어울리는 장엄하고도 우수 어린 화려한 첼로의 선율, 그리고 베토벤의 ‘운명’(5번) 못지않은 대작 7번 교향곡이 선곡돼 클래식 애호가들이 벌써 가슴 설레게 하고 있다. ‘오케스트라의 정수(에센스)’라는 제목을 달 만한 선곡이다.

금난새가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한경필하모닉은 한국경제신문이 언론사 최초로 만든 오케스트라로 올해로 창단 3주년을 맞았다. 지난해부터 현대차정몽구재단과 함께 전국 청소년을 찾아가 클래식음악의 멋진 세계를 여행하는 ‘청소년문화사랑의날’ 투어를 하고 있다. 지난 6월엔 예술의전당 호국보훈음악회에서 순국선열에게 바치는 송가 ‘대한민국 만세!’를 초연하기도 했다.

이번 공연엔 러시아 첼리스트 드미트리 페이긴이 협연자로 나선다. 49세의 페이긴은 러시아 쇼스타코비치 실내악콩쿠르, 일본 비바 콩쿠르에서 잇따라 입상하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1995년 모스크바 콘서트필하모닉협회의 솔리스트로 선임됐으며 2001년부터 일리아 무신, 고바야시 겐이치로 등 일본 유명 지휘자들과 함께 협연했다. 일본 도쿄음대 교수로 후학 양성도 하고 있다. 피아니스트이자 부인인 니이미 히로코와 함께 일본과 러시아를 오가며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페이긴이 협연할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 b단조’는 드보르자크의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다양한 색채와 감수성을 담고 있다. 미국 흑인 음악과 드보르자크의 모국 체코의 슬라브 문화를 결합하려 한 노력이 묻어난 작품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장 인간적이면서도 강렬한 슬픔이 담겨 있다. 이 곡을 만들 당시 드보르자크의 첫사랑이 세상을 떠난 영향이다. 특히 2악장에 나오는 선율이 그의 당시 고통과 애도의 감정을 느끼게 한다.

베토벤 교향곡 7번에선 리듬의 축제가 펼쳐진다. 이 곡은 바그너가 ‘무도의 성화’라고 극찬한 작품이다. 일본 후지TV의 클래식음악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의 주제곡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생동감 있고 환희가 넘치는 선율이 소용돌이치듯 쏟아지며 공연장의 분위기도 한껏 달아오를 전망이다.

금난새 음악감독은 “한경필하모닉만의 경쾌하면서도 박진감 넘치는 연주를 펼칠 것”이라며 “드보르자크의 서정적이면서 감각적인 선율에 베토벤의 웅장하고 화려한 색채를 더해 가을을 풍요롭게 장식하겠다”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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