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후보 WD 급부상에 대응
[ 허란 기자 ]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전에 나선 ‘한·미·일 연합’이 애플을 참여시키는 새로운 ‘반격 카드’를 제안했다. 도시바가 매각 상대로 제휴사인 웨스턴디지털(WD)이 포함된 ‘신(新)미·일 연합’에 무게를 두는 바람에 궁지에 몰리자 내놓은 카드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30일 일본 NHK에 따르면 일본의 관민펀드인 산업혁신기구를 축으로 한국 SK하이닉스,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 등이 참여하는 한·미·일 연합은 최근 도시바에 애플을 진영에 포함하는 새로운 매수 방식을 제안했다.
한·미·일 연합은 베인캐피털과 도시바가 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주식을 46%씩 갖고 애플이 3000억엔(약 3조1500억원)의 자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도시바가 요구하는 매수 총액 2조엔(약 21조원)을 확보하는 안을 냈다.
새 제안에는 도시바가 우려하는 ‘국부 유출’을 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만약 도시바와 WD와의 소송전이 해결돼 산업혁신기구에 매각이 가능한 시점이 되면 이 기구에 주식의 일부를 양도해 일본 쪽이 경영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도시바는 지난달 반도체 메모리 부문 매각 우선협상자로 한·미·일 연합을 선정했지만 SK하이닉스의 경영 참여 문제와 WD의 매각 반대로 협상이 난관에 봉착했다.
이런 상황에서 도시바는 관련 소송 취하 등의 조건을 붙여 매수가 1조9000억엔을 제시한 신미·일 연합 쪽에 눈을 돌렸다. 양측이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뤘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상황이 신미·일 연합에 유리해졌다.
하지만 31일까지 합의 도출을 예고했던 도시바와 신미·일 연합은 WD의 경영 관여 문제를 둘러싸고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도시바 반도체 매각의 유력 후보로 한·미·일 연합과 WD 측(신미·일 연합)이 번갈아가며 부각되는 상황에서 어느 쪽이 도시바 반도체를 차지할 것인지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NHK는 한·미·일 연합의 새로운 제안으로 도시바 반도체의 매각 교섭을 둘러싸고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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