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랄 인증 지원사업 통했다… 중동 식품수출 1년 새 22%↑

입력 2017-08-30 19:03
aT 인증비용 지원사업 성과
라면·떡볶이·김치·음료 등 현지 소비자 공략 성공
중동으로 '식품 한류' 확장


[ 오형주 기자 ]
떡볶이와 부침개, 호떡 등을 제조하는 식품회사인 영풍은 지난해 인도네시아로의 수출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이슬람교의 식음료 규정인 할랄(Halal) 인증을 취득하면서 까다로운 현지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춘 것이 성공 비결로 꼽힌다.

풍기인삼조합은 2015년 할랄 인증을 받은 후 아랍에미리트(UAE)에 처음으로 인삼 농축액과 홍삼차 등을 수출했다.

국내 식품업체들이 할랄 인증을 발판 삼아 이슬람권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라면 등 가공식품은 물론이고 떡볶이와 김치 등 전통식품도 그간 높은 진입장벽으로 쉽사리 넘보지 못한 중동 동남아 등 이슬람권 국가에 첫 수출을 했다는 ‘낭보’가 이어지고 있다.

◆할랄 인증비용 70% 지원

30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으로의 농식품 수출액은 4억6600만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21.8% 증가했다. GCC 회원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UAE, 카타르, 오만, 바레인 등 중동지역 6개국이다.

정부의 해외인증 등록 지원사업은 이런 결실을 맺게 한 원동력이 됐다. 농식품부는 aT를 통해 국내 농식품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할랄 등 해외인증 취득 및 연장에 필요한 비용의 70%(연간 2000만원 이내)를 지원하고 있다.

영풍은 해외인증 지원을 받아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할랄 인증을 취득한 후 방부제 없이도 떡볶이를 상온에서 1년간 유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지 특성에 맞게 매운맛 대신 단맛을 강화한 제품도 내놓았다. 그 결과 지난해 이슬람권을 위주로 15개국에 28억원어치를 수출했다. 김치제조업체인 이킴도 2015년 할랄 인증을 받은 뒤 지난해 처음으로 말레이시아 수출에 성공했다.

◆‘할랄배’ 수출도 성공

가공식품과 달리 농산물인 배는 수출에 별도의 할랄 인증이 필요없다. 그런데도 경남 진주원예농협은 국내 최초로 ‘할랄배’ 인증을 받았다. 수출배 연구회를 조직해 이슬람 시장을 분석한 결과 까다로운 상류 소비층을 공략하기 위해선 할랄 인증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할랄배에는 성장 촉진제나 인공수분, 돼지 분뇨 퇴비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이런 노력으로 말레이시아와 17만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두유제조업체 정식품은 지난해 9월 UAE에 두유 10만 팩(5만달러어치)을 처음 수출했다. 앞서 미국이슬람식품영양협회(IFANCA)로부터 베지밀 두유 할랄 인증을 받아 둔 게 도움이 됐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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