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검사 출신 12명의 초호화 변호인단 꾸려 여론관심 한 몸에
김양 "박양이 살인을 하지말라고 했다가 어느날 살인을 허가해줬다"
인천의 8살 여자 초등생을 유괴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17세 김양에게 법정최고형인 20년형이 구형됐다.
인천지법 형사 15부(허준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29일 결심 공판에서 검찰 측은 "누가봐도 살인 당시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었다"면서 "징역 20년형과 30년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해달라"고 구형했다.
검찰 측은 공범 박양(19)에 대해서도 사실상 법정 최고형이나 다름없는 무기징역과 30년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구형했다.
당초 소년법 적용을 받는 살인범들에게 최대 20년까지만 구형이 가능하다고 인지했던 방청석 시민들은 "무기징역을 구형한다"는 말이 끝나자 환호와 박수를 터뜨리기도 했다.
아직 구형에 불과하지만 직접 살인을 저지른 주범에 징역 20년형인데 반해 범행 현장에 있지도 않았던 박양에게 어떻게 무기징역을 구형할 수 있었던 것일까. 일반인들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은 구형에는 박양이 올해 만 18세라는 점이 감안됐다.
검찰 측은 최종의견을 통해 "목적없는 계획범죄는 없다"면서 "이 사건은 우발적 살인, 말다툼 도중 일어난 살인이 아니다. 치밀한 계획과 신속한 수습처리가 있었다. 중대한 계획범죄를 목적없이 할 수는 없다. 살인 목적은 손가락 등 특정 신체조직 획득이었다"면서 "동성관계인 두 사람이 사전에 치밀하게 공모해서 놀이터에서 놀던 피해아동을 살해하고 적출한 신체를 전달한 범죄사안이 중하다"고 구형 사유를 설명했다.
검찰 측은 "신체일부를 받은 박양은 놀라지도 않고 신고도 안했다. 칭찬하고 태연히 놀았다"면서 "검거이후 DM 빼고는 범행 전후 카카오톡이나 DM은 남은 것이 없다. 이걸로 무죄가 되어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법부는 공판 과정에서 미국 트위터 본사에 이들의 DM메시지 확인을 요청했으나 그 존재여부조차 듣지 못했고 결심공판을 단 5일 남긴 지난 24일 미국 FBI는 "트위터 메시지를 확보했다. 대화량이 방대하니 어떤 부분에 특정지어 전달해야 하는지를 알려달라"고 연락을 취해왔다.
올해 만 18세가 된 박양은 "만 18세 미만 소년범에게는 사형이나 무기징역을 내릴 수 없다"는 법의 보호망을 가까스로 빗겨갔다.
박양은 재판과정 초기부터 주범인 김양보다 언론의 관심을 더 끌어왔다.
소년범으로서 보호받지 못할 뿐 아니라 단순 살해방조에서 살인죄로 공소장이 변경될 걸 마치 알기라도 했던 것일까.
박양은 검거 초기 경찰조사에서부터 변호사를 대동했으며 변호인단 리스트에 부장검사 출신 4명을 비롯해 총 12명의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리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추후 비난의 화살이 거세지자 9명의 변호인 지정을 취소하고 3명으로 진행했지만 따가운 눈초리는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변호사는 첫번째 공판에서 "피해자측과 빨리 합의를 해서 위로하고 싶다"는 말로 빈축을 샀다.
이어 "박양이 올 12월 생일이 되면 미성년자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빨리 재판을 끝내고 싶다"고 말하던 대목에서 변호인단의 속내를 엿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호인 측은 방조범에게 무기징역 구형 가능성까지는 고려를 못한 것으로 보인다. 최후 변론에서 박양 측 변호인은 "김양이 참으로 영리하다. 김양의 진술에 우리 법정이 흔들리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면서 "살인범행을 공모했다거나 교사 또는 방조하지 않았으니 공소사실에 대해 세심히 살펴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밝혔다.
주범 20년, 공범 무기징역 구형에 대해 피해아동측 변호인인 김지미 변호사는 "검찰이 김양과 박양 모두에게 법정 최고형을 구형했는데 이는 당연한 결과"라면서 "공범이라고 불렸던 박양에 대해 이 범행의 기여도에 있어서 김양과 다르지 않고 동일하다고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지미 변호사는 이어 "이 사건 자체는 박양이라는 존재로 인해 시작된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에 올바른 판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잔혹한 게시물을 나누고 이와 관련해 역할극을 하는 트위터 커뮤니티에서 만난 김양과 박양은 지난 3월 29일 사전 공모를 통해 초등학생인 8세 아동을 유인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판결은 오는 9월 22일 인천지법에서 진행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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