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 경제부 기자) 조윤제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 초빙교수가 30일 문재인 정부 초대 주미대사로 내정되자 한국은행 안팎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언뜻 보면 주미대사와 중앙은행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싶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복잡한 ‘함수 관계’가 있습니다.
이주열 한은 총재의 임기는 내년 3월 말로 끝납니다. 이 총재의 임기 만료를 7개월 가량 앞둔 상황에서 조 교수는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던 차기 한은 총재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을 이끌었던 경험 등이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죠. 주류 경제학자인만큼 조 교수 스스로도 한은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매번 한은 총재 선임 때마다 거론돼 ‘한은 하마평 전문’이라는 얘기까지 있을 정도였습니다.
한은 직원들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조 교수의 차기 한은 총재설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조 교수의 저서를 읽거나 과거 발언들을 찾아보는 일이 꽤 많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 교수가 주미대사로 내정되자 한은 직원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한은 한 관계자는 “조 교수의 주미대사 내정으로 무주공산이 된 한은 총재 자리를 두고 전직 ‘한은맨’ 등의 물밑 작업이 활발해질 수 있다”며 “예상 보다 일찍 차기 한은 총재 하마평이 이슈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귀띔하더라고요.
조 교수는 노무현 정부 시절엔 청와대 경제보좌관을 지냈습니다. 당시 노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주영국대사도 역임해 외교관 경험도 있습니다. 부산 출생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나와 미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죠. 국제부흥개발은행(IBRD)과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근무하는 등 국제 경제 분야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았습니다.
한편 31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회의에는 유난히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청와대발(發) 기준금리 인상론 후 처음 열리는 회의이기 때문이죠. 물론 시장에선 연 1.25%의 현재 기준금리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이 총재에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최근 경기 신호가 엇갈리고 있는데다 북한의 지정학적 위험 등 변수가 부각된 탓이죠. 또 윤면식 한은 부총재 선임으로 7인 금통위원 체제로 다시 진행되는 첫 회의이기도 합니다. 상대적으로 ‘매파(통화 긴축론자)’로 분류되는 윤 부총재의 발언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답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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