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복지부 장관 간담회
[ 김일규 기자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사진)이 급증하는 복지지출과 관련, 재원 마련 우려에 대해 “정년이 65세 이상으로 늘어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28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정부 임기가 끝나는 5년 뒤에도 복지지출을 감당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60세 이상 노인이 늘고 있지만 대부분 50대 중후반에 퇴직해 복지비용을 부담할 계층이 줄어드는 미스매치가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년이 60세인 지금 상황만 전제로 하면 향후 복지재원 조달에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65세 이상으로 늘어나면 복지비용을 댈 사람도 늘어 (비용 문제를) 크게 걱정하지 않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국민연금을 일정 수준 이상 받으면 기초연금을 깎는 ‘국민연금-기초연금 연계제도’에 대해선 “당장은 노인 빈곤층이 많아 연계제도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설득력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지급 부담을 고려해 연계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측도 일리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 쪽 편도 들지 않고 내년 국민연금 4차 재정추계 결과를 바탕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소득 대비 급여)을 현행 40%에서 50%로 올리자는 일각의 주장에는 “재원 부담 방안을 놓고 논란이 있을 것”이라며 “보험료율(현행 9%)을 인상하는 문제 등에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절벽’ 대책과 관련해선 “그동안의 저출산 대책은 너무 지엽적이었다”며 “더욱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대표적인 방안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꼽았다. 그는 “월 200만원 받는 정규직이 월 300만원 받는 비정규직보다 자녀를 더 많이 갖는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맞춤형 보육제도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맞춤형 보육은 만 2세 이하 자녀를 어린이집에 맡길 때 맞벌이는 ‘종일반’(12시간), 외벌이는 ‘맞춤반’(6시간)을 선택하도록 한 제도다.
박 장관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과 관련, 의료계 반발이 커지는 데 대해선 “비급여를 급여화하면서 수가(酬價)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데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합의하겠다”고 말했다. 복지부에 복수 차관(보건 담당+복지 담당)을 두는 방안은 다음 정부조직 개편 때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