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징역 5년 여파속…삼성전자 주가, 다시 반등할까?

입력 2017-08-28 14:39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징역 5년형을 선고받으면서 투자 심리가 냉각됐다.

그룹 총수의 장기 부재가 확실시되면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당분간 조정을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주가 하락세는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특히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대내외 이슈보다는 실적과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삼성전자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비중이 커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오너 중심 의사결정에서 벗어나 시스템 경영 방식을 구축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오후 2시18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거래일보다 5만원(2.13%) 떨어진 230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5일 이 부회장이 선고공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삼성전자는 거래일 기준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삼성전자의 투자심리 악화를 피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민희 흥국증권 연구원은 "최고 경영 결정권을 가진 오너의 부재는 현재 삼성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 자동차 전장 등 신규 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의사 결정이나 '하만' 인수같은 대규모 인수합병(M&A) 추진 결정을 어렵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주가 낙폭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의 징역형 소식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긴 했지만 1~2%대 내리는 것에 그쳤다. 지난 선고일인 지난 25일 주가는 1.05% 떨어졌다. 2거래일째인 이날은 장초반 소폭 반등하기도 했다. 현재는 2%대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선고 이후 삼성전자에서 많은 매도세가 나왔지만 기관이나 외국인의 매도세는 평소에 비해 큰 편은 아니었다"며 "1심 재판이 일시적인 주가 변동을 일으킬 수는 있지만 주가의 기초 체력을 흔들만한 요인은 아니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 부회장의 경영 공백이 중장기 주가 흐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오너 중심 의사결정보다는 시스템 경영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부회장의 구속 후 삼성이 미래전략실을 없애고 계열사별 이사회를 통한 의사결정에 나선 것도 시스템에 의한 경영에 힘을 싣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전문경영인들의 책임체제 형태로 돼있어 실제 경영 공백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 오너 구속 기간동안 삼성전자의 경영 실적이나 설비투자 집행이 과거 어느 때보다 뛰어났음을 보면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최근의 주가 조정이 올 3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은 14조68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인 2분기(14조665억원)과 유사한(0.01% 증가) 수준이다. 매분기 큰 폭의 실적 성장세를 보이며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갔다는 점에 빗대어 보면 평범하다는 의견이다.

이 연구원은 "최근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며 "3분기 영업이익의 개선세가 제한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최근 약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4분기에는 다시 큰 폭의 성장세를 회복한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덩달아 주가도 뛸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신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출하가 본격화되고 D램 수급 개선, 노트8 성공이 예상되는 4분기에는 이익이 크게 증가될 전망"이라며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15조6900억원으로 제시했다.

다만 이 부회장의 사법 절차가 길어지면 오너리스크의 여파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이날 항소장을 제출한다. 특별검사팀도 1심의 형량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면서 항소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기업 오너의 유사 리스크 사례를 살펴보면 최고경영자(CEO) 구속기소되거나 법리 공방이 장기화되는 경우 주가 파장이 보다 가중되는 모습이 나타났다"며 "2006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속이나 2011년 김승연 한화 회장의 기소 사례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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