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단거리 발사체 3발 발사
"수위 낮은 저강도 도발" 평가
청와대 "방사포" 미국 "탄도미사일" 이견
틸러슨 "평화적 압박 지속할 것"
[ 김채연/이미아 기자 ]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기간인 지난 26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 3발을 발사했다. 이번 도발은 북한이 지난달 2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2차 시험 발사보다는 도발 수위가 훨씬 낮은 저강도 도발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27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26일 오전 6시49분 강원도 깃대령 일대에서 동북 방향의 김책 남단 연안 동해상으로 불상 발사체 3발을 발사했다. 이 중 두 번째는 발사 직후 폭발했고, 나머지 2발은 정확한 기종과 궤적을 정밀 조사 중이다. 비행 거리는 약 250㎞로 확인됐다.
청와대는 즉각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에서 “북한이 발사한 불상 발사체는 현재로선 개량된 300㎜ 방사포(대구경 다연장포)로 추정되나, 정확한 특성과 재원에 대해서는 군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300㎜ 방사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사거리가 비슷하고 차량형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이동식 발사대의 모양과 크기 등이 차이가 난다. 또 탄도미사일은 수백㎏ 무게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고 로켓엔진의 추진력으로 비행, 추진체 연소 후 자유 비행한다는 점도 다르다.
청와대와 달리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북한이 쏜 발사체를 탄도미사일이라고 분석했다. 탄도미사일 발사의 경우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 위반이지만, 방사포는 제재 위반이 아니다. 일각에선 이번 단거리 발사체가 300㎜ 신형 방사포와 비슷하지만, 우리 군이 평가하는 신형 방사포의 최대 사거리보다 50여㎞를 더 비행했다는 점에서 300㎜ 신형 방사포 또는 새로운 기종의 단거리 발사체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이 UFG 연습에 반발해 미국이 아니라 우리 정부에 노골적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UFG 연습에 맞서서 나름의 대응 능력이 있음을 과시한 것”이라며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뒤 도발 강도가 확실히 더 과감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이 예상보다 낮은 수위의 도발을 한 데 대해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한·미 양국의 움직임에 북한이 장단을 맞추려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도 있다.
미국도 북한 문제에 대해 평화적 해결책을 계속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날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 세 발을 쏜 것에 대해 “미국과 동맹국들에 대한 도발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면서도 “북한 정권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일 수 있는지를 보기 위해 동맹국들, 그리고 중국과 협력하면서 평화적인 압박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연/이미아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