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록의 래틀·열정의 페트렌코… 베를린필 현재와 미래가 온다

입력 2017-08-24 19:08
9월 13일, 11월19~20일 잇따라 내한공연


[ 김희경 기자 ]
베를린필의 현재와 미래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공연이 잇따라 열린다. 베를린필을 16년간 이끌어온 음악감독 사이먼 래틀이 베를린필과 11월 내한한다. 이에 앞서 9월엔 베를린필의 차기 음악감독으로 지명된 키릴 페트렌코가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오케스트라와 무대에 오른다.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를 이끌며 클래식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두 명장의 내한 소식에 클래식 팬들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영국 출신 지휘자 래틀은 오는 11월19~2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2013년 이후 4년 만이며 래틀과 베를린필의 마지막 한국 공연이다. 페트렌코와 베를린필이 함께 한국을 찾는 건 2020년이 지나서야 이뤄질 전망이다.

카라얀, 아바도에 이어 베를린필을 맡은 래틀은 악단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 왔다. 고전과 낭만주의 음악에 정통했던 베를린필에 말러 등 현대음악도 주요 레퍼토리로 확장했다. 처음엔 베를린필 팬들의 많은 항의를 받기도 했지만 이후 고전과 현대의 적절한 조화를 이뤄내며 ‘21세기형 신(新)마에스트로’라고 불렸다. 이번 공연에서도 그의 음악 특색을 잘 볼 수 있는 무대가 펼쳐진다. 19일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돈 후안’, 버르토크의 ‘피아노 협주곡 2번’(랑랑 협연), 브람스의 ‘교향곡 4번’을 연주한다. 이어 20일엔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루슈카’와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3번’을 선보인다.

2019년 9월부터 베를린필을 맡게 된 페트렌코는 45세의 젊은 지휘자로 러시아 출신 유대인이다. 유대인이 독일을 대표하는 베를린필을 맡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화제가 됐다. 독일 바이에른 슈타츠오퍼(국립오페라단)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까지 오페라 지휘를 주로 했으며 오케스트라 감독직은 맡은 적이 없다.

다음달 1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선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이고르 레비트 협연)과 말러의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한정호 음악평론가는 “페트렌코는 에둘러 가지 않고 직설적으로 오케스트라와 소통하고 지휘하는 스타일로 알려졌다”며 “이번 공연에서 말러의 음악을 연주하긴 하지만 지금까지 현대음악에서 뚜렷한 성과가 없었기 때문에 앞으로 베를린필의 현대음악 비중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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