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재판
재판부, 공소 사실별로 유·무죄 판단후 주문낭독
재판 개시후 1시간가량 소요
이재용 부회장 무죄·집행유예 땐 190일 만에 '자유의 몸'
뇌물죄 성립 여부가 관건
[ 이상엽/고윤상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이 25일 마침내 1심 결론에 도달한다. 2월28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지 178일 만이다. 유죄 판결이 나오면 이 부회장 개인은 물론 삼성그룹과 재계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반대로 무죄가 나와도 충격파는 일파만파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대한 불신은 물론이고, 국정농단 수사가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다. 양측의 희비가 갈리는 데는 재판 개시 후 1시간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으로 쏠리는 눈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등 5명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이 25일 오후 2시3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다. 쟁점이 많아 선고까지 마무리하려면 1시간가량 걸릴 것이란예상이다.
공판은 김 부장판사가 “194호(사건번호) 사건을 선고하겠습니다”라고 공지하면서 시작된다. 이 부회장 등은 피고인석, 특검은 이들과 마주보는 검사석에 앉는다. 박영수 특검은 참석하지 않고 대신 양재식 특검보 등이 출석한다.
김 부장판사는 먼저 공소사실별로 유·무죄를 판단한다. 이 부회장의 혐의는 뇌물공여 등 다섯 가지다. 핵심 혐의인 뇌물공여에 대한 판단부터 내릴 전망이다. 공소사실별 유·무죄 설명이 끝나면 양형 이유를 밝힌다. 마지막으로 재판부는 피고인별 형량인 주문(主文)을 낭독하고 요지를 설명한다. 이 부회장이 실형을 받으면 다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다. 무죄나 집행유예면 구치소로 돌아가 개인 소지품을 챙긴 뒤 귀가한다.
불확실한 독대 내용…간접증거 될까
특검은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게 삼성 경영권 승계 및 지배구조 개편을 도와달라고 부정한 청탁을 했다고 주장한다. 그 대가로 최씨 딸 정유라 씨의 승마훈련 지원 및 미르·K스포츠재단, 영재센터 지원 명목으로 298억2535만원(약속 433억여원)의 뇌물을 공여했다는 게 주요 기소 내용이다. 약속 금액인 433억원은 뇌물죄, 실제 지원된 298억원은 횡령죄가 적용됐다. 일부는 재산국외도피나 범죄수익은닉 혐의에도 포함됐다. 부정한 청탁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비공개 단독 면담을 했던 2014년 9월15일, 2015년 7월25일, 2016년 2월15일 세 차례 이뤄졌다는 게 특검 주장이다.
문제는 정확한 면담 내용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말씀자료’나 ‘안종범 수첩’ 등을 통해 간접 추론이 가능한데, 이마저도 논리적 연결 고리가 약하다. 이 때문에 재판부가 확인되지 않은 면담 내용을 어떻게 논리적으로 추론해낼지가 핵심이다.
최씨에게 강요당한 것이라는 삼성 측 주장을 재판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관건이다. 이를 받아들이면 뇌물죄는 무죄가 된다. 경영권 승계가 무엇인지에 대한 재판부 판단도 쟁점이다. 삼성은 글로벌 기업의 경영권 승계는 신뢰와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라며 특검의 승계작업 논리는 ‘허구의 프레임’이라고 맞서고 있다.
특검도 삼성도 법원도 초긴장 속 말아껴
운명의 날을 앞두고 삼성은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24일 “겸손하게 기다리고 있다”면서도 “유죄든 무죄든 판결 뒤 논란이 벌어질 수 있어 선고 이후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양 특검보는 “법원의 공정한 판단을 담담하게 기다리고 있다”며 “수사도 재판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도 재판 준비로 이날 분주했다. 결심공판 때는 한 시민이 박 특검에게 물병을 던지며 물리적 충돌이 있었다. 법원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비를 강화했다. 417호 대법정으로 가는 주 통로를 임시 폐쇄했다. 청사 곳곳에는 ‘소란행위 금지’ 벽보를 붙였다. 재판부는 사법 사상 최초의 1심 생중계가 될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전날 선고 공판의 법정 촬영과 TV 생중계를 불허했다. 직접 선고 공판을 볼 수 있는 방청권 추첨 경쟁률은 15.1 대 1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상엽/고윤상 기자 ls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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